글로벌 에너지 시장 '정조준' DL이앤씨, 시장 선점 나선다

2025-11-20

DL이앤씨, 플랜트 수주 공백 속 글로벌 수주 기회 청신호

한·필리핀 비즈니스 행사서 현지 대통령과 원전 협력 논의

[미디어펜=박소윤 기자]DL이앤씨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정조준하며 신규 수주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주요 플랜트 현장 준공과 수주 부진이 맞물리면서 매출 공백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해외 에너지 시장 공략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이달 초 부산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행사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에너지·인프라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남에서는 필리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에 대한 DL이앤씨와의 협력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필리핀 정부는 원자력 건설 분야 등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에 우호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일정 중 이번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회동은 최근 플랜트 수주 공백에 직면한 DL이앤씨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DL이앤씨의 올해 3분기 플랜트 부문 신규 수주는 264억 원으로, 전년 1295억 원에서 약 80% 급감했다. 단기적으로는 플랜트 수주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인 수익 기반과 수주 확대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에너지 플랜트 등 신사업은 DL이앤씨의 향후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DL이앤씨는 2022년 SMR(소형모듈원전)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원전·에너지 전환 분야에 첫발을 내디뎠다. 2023년에는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X-Energy)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해 지분을 확보했고, 지난해에는 엑스에너지·한전KPS와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필리핀은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도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곳이다. 필리핀 정부는 2050년까지 약 3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으로, 바탄 원전 재가동을 추진 중이다. DL이앤씨는 필리핀에서만 업계 최다인 15건의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시장 선점 가능성도 높다. 2015년에는 필리핀 최대 정유사 페트론이 발주한 RMP-2(Refinery Master Plan Phase 2) 프로젝트를 약 2조2500억 원 규모로 따내면서 업계 최대 동남아 수주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국내 주택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해외 플랜트·에너지 시장은 건설업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동남아, 사우디, 미국, 유럽 등에서 진행되는 초대형 원전·플랜트 사업은 향후 10년 이상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할 '버팀목'이 될 공산이 크다.

글로벌 정책 기조도 '친원전'으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 97GW 수준에서 400GW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 역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SMR 등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의 SMR과 CCUS 등 모멘텀을 감안할 때 주가는 하방이 견조하게 지지되며 수주 실적에 따라 점진적인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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