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시즌 가드 연쇄 이동의 여파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스타 가드 허훈을 주축으로 움직였던 수원 KT와 ‘스리 가드’로 팀 색채를 만들었던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모두 가드 전력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신인 가드들이 데뷔하자마자 승부처에 투입되며 공백을 메우는 중이다.
이번 시즌 우승을 목표로 감독 교체를 단행한 KT는 11일까지 리그 6위에 머물러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속공 가드 김선형을 영입하고도 본격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김선형은 발뒤꿈치 통증으로 인해 지난달 8일 부산 KCC전 이후 결장 중이다. 지난 시즌 조엘 카굴랑안과 함께 신인왕급 활약을 펼친 박성재 역시 부상으로 인해 1군 합류가 늦어지고 있다. 김선형의 이탈 이후 카굴랑안이 베스트5의 가드 한자리를 겨우 채워주고 있었다.
강성욱은 KT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됐다. KT는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까지만 해도 김선형의 장기 결장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선형의 회복 경과가 더뎌지면서 카굴랑안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한 백업 가드가 필요해졌다.
다소 갑작스럽게 프로 데뷔전을 치른 강성욱은 클러치 상황에서의 대범한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으며 팀의 든든한 벤치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카굴랑안이 2득점 5어시스트에 그친 지난 5일 삼성전에서 12득점 6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한국가스공사는 신인 드래프트 당시부터 가드 충원을 목표로 했다. 비시즌 김낙현을 FA로 떠나보낸 뒤 공백을 메꾸지 못했고, 개막 8연패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상태였다. 고교 신인 양우혁을 지명한 건 즉시 전력보다는 성장을 내다본 선택이었다.
그러나 양우혁은 프로 무대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선발한 자리를 꿰찼다. 그는 지난 6일 정관장전에서 베스트 5로 출전해 27분 7초 동안 16득점 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외곽포 3개를 터트리며 슛에서도 재능을 뽐냈다.
강성욱과 양우혁은 각각 올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 6순위로 지명됐다. 비교적 뒷순위로 이름이 불렸다. 그러나 팀의 상황과 맞물리며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변준형과 박지훈 등 탄탄한 가드진을 보유한 안양 정관장이 전체 1순위 신인인 문유현의 데뷔전을 서두르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가드 유망주들은 전력 난조로 기회를 받은 ‘웃픈’ 현실 속에서도 주전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