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주요 저축은행 및 유관기관 수장의 임기가 수개월 내 만료를 앞두고 있다. SBI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내년 3월 이전에 임기가 만료된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들 저축은행 대표들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경우 민간 출신인 오화경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지, 기존의 관행대로 다시 관료 출신이 수장 자리를 넘겨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와 전찬우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의 임기는 모두 내년 3월 종료된다.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는 지난해 2월 취임해 1년 임기를 마친 뒤 올 3월 연임에 성공했다.
SBI저축은행의 모회사인 일본계 금융그룹 SBI홀딩스는 자회사 대표의 경영성과를 매년 평가해 임기를 1년 단위로 한다. SBI저축은행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김 대표의 임기 만료 한 달 전인 내년 2월 대표 선임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김 대표의 과제는 수익성 방어였다. 최근 2년 새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데다, 업계 차원에서 부동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불거져 업황이 크게 위축됐다.
김 대표는 비교적 과제를 순조롭게 풀어간 모습이다. SBI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1% 증가했으며, 올 3분기에도 업계 최고치인 누적 5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 지표 또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SBI저축은행의 올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34%로 전 분기 말(6.83%)에 비해 0.49%p 개선됐다. 부동산PF 연체율은 올 상반기 말 3.18%에서 3분기 말 3.03%로 0.15%p 낮아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는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을 방어해 왔다는 점과 건전성 지표 관리를 잘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찬우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역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2월에 임추위 절차가 개시된다. 전 대표는 올 1월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로 취임했으며 1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통상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임기가 5~8년이었던 만큼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전 대표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권종로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 또한 2019년 대표로 선임된 후 5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아울러 전 대표 체제 하에서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순이익은 1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올해 2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에 비해 약 2.4배 불어났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의 경우 오화경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지는 다소 불투명한 모습이다. 2022년 2월, 19대 중앙회 회장으로 취임한 오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16일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저축은행중앙회의 수장은 전신인 상호신용금고연합회 시절부터 관료 출신이 맡아왔다. 하나저축은행 대표 출신인 오 회장은 곽후섭 10대 회장과 이순우 17대 회장에 이어 세 번째 민간 출신이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업계 업황이 아직 어려운데다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연임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예측은 섣부르다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오화경 회장의 연임 여부를 가늠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엔 중앙회 회장이 연임하는 경우가 드물었지만, 업계를 둘러싼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오화경 회장의 임기 만료 후 1~2주 내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저축은행 대표들로 구성된 회원 총회에서 다수결로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