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부문 내 '부유층 공략' 부서 신설
'베테랑' PB, 이재경 부사장 조직 이끈다
오태동 리서치 본부장, 자산가 채널 합류
윤병운 대표, 체질 대폭 개선... '균형'에 방점
올 3분기 WM부문 영업익 전년比 18.41%↑
'IB(기업금융) 명가' NH투자증권이 올 한해 윤병운 대표 체제 하에서 WM(자산관리)·IB 간 '투트랙'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최근 초고액자산가 시장 공략 등과 함께 WM 부문을 중심으로 리테일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첫 연말 조직개편, 임원인사 등을 실시했다. '성공적인 세대교체' 평가를 받는 만큼 당분간의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달 초 '지속 가능 수익 창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리테일 부문이 이목을 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회사는 초부유층 대면 채널, 신규 핵심 고객군인 디지털 부유층 공략을 위해 '리테일혁신추진부'를 신설했다. '디지털전략본부'는 'Growth그룹'으로 변경했고, 기존 '리테일 지원본부'를 '리테일어드바이저리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리테일혁신추진부, 리테일어드바이저리본부, Growth그룹 등은 리테일사업총괄부문 직속 본부다. 해당 부문장으로는 PB(프라이빗뱅커) 출신의 이재경 부사장이 올랐다.
1967년생인 이 부사장은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졸업 후 시티은행 PB로 금융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삼성증권에서 SNI강남파이낸스 지점장, SNI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자산관리 역량을 뽐냈다. 2022년부터는 NH투자증권에서 역량을 살려 프리미어 블루본부 대표, PWM사업부 총괄대표 등을 거쳐 왔다.
그는 증권가 내 '국내 PB 1세대'로 명성이 높다. 삼성증권에서 여성 PB지점장 등을 역임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1982년 설립 이래 첫 '여성 전무'로 자리했다.
WM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는 다른 곳에서도 드러난다. 윤 대표는 오태동 리서치본부장을 초고액자산가 대상 서비스, 프리미어 블루(Premier Blue) 본부의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프리미어 블루본부는 30억원 이상 자산 보유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조직이다. 본부 산하에 있는 '패밀리오피스지원부'를 통해 가업 승계, 법인 자금 조달. 인사 컨설팅, 모의 세무조사, 노무 컨설팅 등 개인·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오 신임 본부장이 해당 자리로 이동하게 되면, 고객 신뢰도 제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서치본부 총괄 출신의 인사이트를 지닌 전문가로부터 직접 자산관리를 받게 돼 고객 입장에서는 더욱 믿을 수 있고, 그만큼의 질 높은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윤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로 안정적인 성장세 유지를 위해 체질을 대폭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초 취임과 함께 소통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력을 다지면서도 사업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각화에 박차를 가해 왔다.
특히 윤 대표는 WM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표출했다. 그간 NH투자증권이 'IB 명가'라는 타이틀과 함께 주목을 받은 반면, 그만큼 WM 부문에서 아쉬운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평가도 같이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은 실제 주효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 3분기 세일즈 부문 영업이익은 304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분기(2574억원) 대비 18.41% 늘어난 수준이다.
세일즈 부문의 이익은 개인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증권위탁중개, 금융상품 판매 등 '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뜻한다. 지난해 회사의 해당 부문 연간 영업이익이 2971억원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지난해 연간 이익을 3개 분기만에 넘어선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 부문은 확실히 업황이 악화된 측면이 있고, 회복이 더디게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리테일에 승부를 거는 움직임이 커졌다"며 "특히 초고액자산가 사업 강화는 '하나의 흐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은 세대교체가 양호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 증권사 중 하나"라며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성장 전략이 긍정적으로 작용할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겠지만, 기초체력이 넉넉한 만큼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