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통주 알리는 파리 한식당 '맛있다'…'고급화'로 파리지앵 공략 [K-전통주의 반란]

2025-10-09

“한국에서 3000원짜리 술이 프랑스에 오면 2만 원이 됩니다. 그래도 품질과 스토리를 알리면 충분히 프랑스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죠”

프랑스 파리 14구의 한식당 ‘맛있다(Ma-shi-ta)’에서 지난달 7일 만난 정기범 대표는 “한국 전통주는 이미 ‘격’으로 승부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섰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전통주를 고급 한식당에 걸맞는 주류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해 페어링(조화) 전략을 택했다. 한국 명인들의 장류와 재료를 들여와 만든 한식 메뉴에 윤구나 막걸리, 청명주, 이강주 등 프리미엄 전통주를 함께 내며, 손님들에게 음식과 술의 어울림을 직접 설명한다. 그는 “식전주·식사주·디저트주처럼 코스에 맞춰 제안하면 현지 손님들도 흥미를 느낀다”며 “한국 술이 단순한 이국적 술이 아니라, 음식과 함께 즐기는 문화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식당은 프랑스 내 300여 개 한식당 중에서도 드물게 한국 셰프가 직접 조리하는 곳으로, 네오 비스트로(Neo-Bistro)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재료들을 사용해 정갈한 한식을 내어놓고 있다.

‘맛있다’의 전통주 리스트는 모두 프리미엄급이다. ‘윤구나 양조장 막걸리’와 ‘메종 드 막걸리’ 등은 한 달에 300병 내외만 생산해 판매하는 주류로, 식당에서는 병 당 54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정 대표는 “비싸지만 ‘스토리 있는 술’로 인식돼 현지인 반응이 좋다”며 “한식의 정교한 맛과 어울리는 술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 제약도 적지 않다.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 운송이 필수인 약주 등은 현지 레스토랑들이 쉽게 수입해 판매하기 어렵다. 또한 현지 주세율이 높아, 와인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높은 가격대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오히려 ‘고급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정 대표는 “한국 술은 이미 미쉐린 스타 셰프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윤구나 막걸리, 메종 드 막걸리 같은 제품이 프랑스·벨기에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와 업계가 장기 이미지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며 “하이엔드 식당에 전통주가 들어오게 되면 유럽 시장에 한국의 고급 식문화도 함께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