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4개월만에 재등장
의미심장 메시지 주목
자음·모음 뒤집으면 '멸공'
트럼프 지원 '록브릿지' 아시아 회장 맡기도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지난해 3월 회장 취임 후 SNS와 골프를 끊고 몰입 경영에만 매진하던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인스타그램을 업데이트하며 SNS 활동을 재개했다.
18일 정 회장의 인스타그램에는 '믿음, 감사, 가족, 개, 만남, 다운투얼쓰, 그리고 홀몬'이란 글과 함께 '우...ㄹ' , 'ㄴ...ㅑ ㅁ'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정 회장이 SNS 소통을 재개하며 고객들과 거리를 다시 좁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오지만, 새 정부 취임 이후 SNS활동을 재개한데다 정치적 논란을 또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어가 포함돼 시기가 미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회장이 아래에 적은 암호와 같은 단어는 뒤집어 보면 '멸공'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멸공이라는 단어를 SNS에 적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작성자가 정 회장이란 점에서 또다시 논란이 예상된다.
정 회장은 '용진이형'이라 불리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활발히 소통하는 대표적인 재계의 인플루언서다. 회장 취임 후 "나부터 바뀌겠다"고 선언한 이후 운영하던 SNS 활동을 멈췄다. 정 회장이 SNS를 중단하고 경영에 집중하면서 취임 1년만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업계에선 '독해진 정용진'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과거 정 회장은 고객과 소통하며 신세계, 이마트와 관련한 민원을 직접 해결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재벌 총수 일가임에도 가족과의 일상이나 경험을 공유해 네티즌들로부터 '용진이형'이란 친근한 별명을 얻기도 했다.
활발한 활동 뒤에는 논란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멸공'이다.
정 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지난 2022년 1월 6일 인스타그램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있는 기사를 게시하며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정 회장의 정치 성향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며 진보 진영 정치권 인사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은 물론 일부 시민들은 불매운동까지 벌였다. 정 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뒤 "멸공은 중국이 아닌 우리 위에 사는 애들, 즉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멸치와 콩을 구입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주가 하락까지 여파가 번지자 정 회장은 '정치성 발언'을 자제하겠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를 계기로 정 회장에게는 '단호한 보수주의자'라는 대중적 이미지가 각인됐다.

취임 후 SNS 활동을 자제하던 정 회장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의 사진을 공개하며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사실을 알려왔다. 공개된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찍힌 사진으로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어깨를 감싸는 포즈로 친근감을 드러냈으며 왼편에 부인 한지희씨가 자리했다. 신세계 그룹은 해당 사진을 공개하면서도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단체인 '록브릿지'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았다. 트럼프 주니어가 소속한 단체로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멤버로 활동 중인 곳이다. 록브리지는 아시아 총괄 본부를 한국에 두고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 회장이 록브리지 아시아 총괄을 맡기로 하면서 한·미 양국 네트워크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할 것 보고 있다.
정 회장의 SNS 활동이 '단호한 보수주의자'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중국의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와 제휴 중인 카카오페이와 거래를 중단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7일 "카카오페이와 간편 결제 사업 분야에서 상호 전략적 파트너십을 진행해왔으나 전략적 방향성 변화를 고려해 논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간편결제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독자 성장을 추진하고, 커머스와 페이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디지털포스트(PC사랑)’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