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들은 굶주리고 있다”, 팔레스타인 장애인 사이클리스트의 애끓는 부정

2025-07-31

“내 가족이, 내 아이들이 가자에 있다. 지금 그곳엔 기근이 닥쳤고,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매일 화면으로만 아이들을 보고 있다.”

팔레스타인 출신 장애인 사이클리스트 알라 알달리(28)는 이달 벨기에에서 열릴 세계 장애인 사이클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CNN은 “하지만 그의 마음은 매일같이 전쟁터가 된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향해 있다”며 알달리가 처한 상황을 전했다.

알달리는 지난 5월 열린 벨기에 월드컵에서 팔레스타인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상위 20위권에 진입해 동료 모하메드 아스푸르와 함께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는 “챔피언이 되려면 심리적 안정이 가장 중요한데, 지금 우리는 너무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그는 아시안게임 팔레스타인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그해 3월 30일 ‘귀환 행진(Great March of Return)’ 시위에서 이스라엘군 총격을 받아 다리를 절단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 시위에서 3만5000명 이상이 다쳤고 8000여 명은 실탄에 맞았으며 156명은 절단 수술을 받아야 했다. 알달리는 “그때 모든 걸 잃은 줄 알았다. 희망도, 인생도 다 사라졌다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쪽 다리로 자전거를 타는 법을 익혔고, 2020년에는 장애인 사이클 팀인 ‘가자 선버즈(Gaza Sunbirds)’를 창단했다. 선버즈는 단순한 스포츠 팀이 아니다. 장애인 운동선수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식량과 생필품을 전달하는 인도적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달된 구호 물자는 총 40만 달러에 달한다. 그는 “자전거는 단순히 경기 도구가 아니라 내 영혼의 일부”라며 “그 위에 오르면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알달리는 현재 벨기에에서 망명 신청자 신분으로 지내고 있다. 지난해 유럽 대회 출전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이집트를 경유해 벨기에로 입국했으며, 이후 전쟁이 격화되자 단독으로 남아 망명을 신청했다. 그는 “나는 매일 악몽을 꾼다. 누군가 또 죽었을까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 두려움은 현실이 됐다. 지난 5월 19일 선버즈의 팀원이자 사촌 형제였던 아흐메드 알달리가 공습으로 사망했다. 아흐메드는 2014년 다리를 잃은 장애인이었지만, 세 딸과 막 태어난 아들을 둔 가장이자 열정적인 사이클리스트였다. 공습 부상자들을 구하려던 중, 두 번째 미사일 공격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 가자 선버즈 공동창립자 카림 알리는 “구호를 전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굶주려 쓰러지고 있다”며 “우리는 목숨이 끊어지는 그 순간까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애쓰고 있다. 더 이상 집단 아사와 학살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알달리는 벨기에 세계선수권 대회에 다시 한 번 팔레스타인 이름을 달고 출전한다. 알달리는 “우리는 단지 싸우는 게 아니라 살아남아 계속 달리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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