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가 5이닝 ‘노 히트’ 피칭으로 시즌 개막 전 마지막 실전 점검을 완벽하게 마쳤다. KBO리그에서 가장 타격이 정교한 손아섭, 박민우, 박건우가 모두 나온 NC 베스트 라인업을 구위로 압도했다. 찬 기온에, 경기 내내 비가 흩뿌리고, 마운드는 질퍽이는 악조건 속이라 더 빛나는 투구였다.
폰세는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사사구만 3개를 내주며 6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했다. 78구를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 155㎞를 던졌다. 날카롭게 꺾여 들어가는 슬라이더도 위력적이었다.
1~2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한 폰세는 3회 들어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시작부터 계속 비가 내려 마운드가 질퍽거린 탓이 컸다. 1사 후 사구와 볼넷으로 주자 2명을 내보냈다. 볼넷을 내준 NC 김성욱 상대로 3차례나 투구판에서 발을 뗄 만큼 마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폰세는 박민우를 1루 땅볼, 김주원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았다. 제구가 흔들렸지만, 구위가 워낙 좋았다.
폰세는 4·5회 볼넷 하나만 내주고, 모두 범타로 틀어막으며 이날 투구를 모두 마쳤다. 5회 자신의 마지막 이닝은 서호철·김형준·김성욱 등 타자 3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경기 후 폰세는 “비가 와서 좀 힘들기는 했지만, 시즌 중에도 분명히 이런 상황이 있을 테니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폰세는 이날로 시범경기 등판을 모두 마쳤다. 지난 10일 SSG전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했다. SSG전 당시 폰세는 호투에도 불구하고 ‘투심이 불만족스럽다’고 했지만, 이날은 “투심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해 한화는 시즌 중반 들어온 라이언 와이스 1명을 제외하고 외국인 투수들 활약이 기대에 못 미쳤다. 그래서 비시즌 폰세의 영입에 공을 많이 들였다. 폰세가 지금처럼만 던져준다면 한화는 선발진의 확실한 기둥 하나를 가질 수 있다. 시범경기 2차례 등판에서 보여준 구위가 워낙 인상적이라, 이번 시즌 최고 외국인 투수 후보라는 기대까지 나온다.
폰세는 “시즌 개막까지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 존 안에 던질 수 있도록 밸런스를 잡는데 신경을 더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외국인 투수들과 경쟁에 대해서는 “건강하게 시즌을 완주하는 게 일단 목표다. 마운드 위에서 던질 때마다 항상 좋은 퍼포먼스로 보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폰세의 완벽투를 앞세워 한화는 NC를 5-3으로 꺾었다. 2번 지명타자로 나선 문현빈이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NC는 한재환은 6회 팀의 노 히트를 깨는 대타 홈런을 쳤다. 이날 경기는 7회말 NC 공격을 끝으로 강우콜드가 선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