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검찰이 성관계 목적으로 15세 소녀를 인신매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에보 모랄레스(64) 전 볼리비아 대통령을 대상으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날 산드라 구티에레스 검사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지난 10월 이미 발부됐다고 밝혔다.
볼리비아 검찰은 지난 2015년 당시 15세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수사해왔다.
구티에레스 검사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코차밤바 지역이 코카(코카인 원료) 재배자들의 보호를 받고 있어 경찰관 안전 우려 때문에 영장이 아직 집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부모가 ‘정치적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15살인 딸을 2015년에 모랄레스 당시 대통령의 ‘청소년 단체’에 보냈다고 보고 있다.
피해자는 1년 후 아기를 낳았는데 모랄레스가 아버지로 지목됐다.
부정선거 논란으로 외국에 망명했다가 귀국해 정치적 재기를 노리는 모랄레스는 이번 수사가 현 정부의 정치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엑스(X)에 올린 게시물에서 루이스 아르세 현 대통령이 자신을 미국에 전리품으로 넘기려고 ‘법적 전쟁’에 가담했다고 비난했다.
볼리비아 전통 식물인 코카 농부 출신이자 원주민(아이마라)으로는 처음으로 볼리비아에서 대통령직에 오른 모랄레스는 2005년 대권을 잡은 뒤 2009년 대선과 2014년 대선에서 연거푸 승리했으나, 4선 연임을 시도한 2019년 대선에서는 부정 의혹으로 고국을 떠나야 했다.
그는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한 같은 당의 아르세 대통령 도움으로 귀국했지만, 재집권 모색 과정에서 아르세 대통령과 원수지간이 됐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며 반정부 행진을 조직하는 등 지지자 결집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그는 대통령직 출마 횟수 제한 관련 볼리비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현재로선 선거에 나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