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정이 끝났다.
한국은 지난 17일 슈퍼라운드(4강)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대표팀은 도쿄행 비행기 대신 귀국 비행기에 올라타야만했다.
대표팀에 속해 있던 롯데 선수들도 기나긴 시즌을 마쳤다.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롯데 소속 선수들은 외야수 윤동희와 내야수 나승엽이었다.
윤동희와 나승엽은 올시즌 롯데를 이끈 젊은 선수들이다. 윤동희는 지난해 1군 풀타임을 뛰면서 107경기 타율 0.287 등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고 올시즌에도 주전 외야수로서 자리를 굳혔다. 2024시즌 141경기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 등을 기록했다.
덕수고 시절 메이저리그 진출을 고민했던 나승엽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1순위로 롯데와 계약하며 KBO리그에서 뛰기로 했다. 2021년 1군에서 60경기를 뛴 뒤 상무에 입대했고 복귀 후 첫 시즌인 올해 1루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121경기 타율 0.312 7홈런 66타점 등을 기록했다.
두 명 모두 국제 무대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들이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일찍 보지 말자”라며 대표팀 최종 명단 최종 승선은 물론, 대회에서 많은 선전을 하기를 바랐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의 국제 대회 경험을 반겼다. 김 감독은 예비 엔트리가 발표될 때에도 “한번 뽑혀서 다녀오면 눈높이가 달라진다”라며 많은 선수들이 승선하기를 바랐다.
윤동희는 국제 대회 ‘경력자’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극적으로 최종 엔트리에 마지막으로 발탁돼 6경기 타율 0.435 1홈런 6타점을 기록하며 금메달에 기여했다. 시즌을 마치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도 부름을 받은 윤동희는 준우승에 기여했다.
나승엽은 APBC에서 윤동희와 함께 태극마크를 단 데 이어 두 번째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제대 후 팀에 복귀해 정규시즌을 뛴 뒤 국제 대회에 참가한 건 처음이다.
프리미어12에서는 쉽지 않은 나날을 보냈다. 윤동희는 심지어 4번 타자로 낙점을 받았다. 예선라운드 1차전인 대만전과 2차전인 쿠바전에서 2경기 연속 4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국가 대표 4번 타자의 무게감이 적지 않았는지 윤동희는 2경기 연속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3차전 일본전에서는 선발에서 제외됐지만 5회 대타로 투입돼 3-2로 역전을 이끄는 적시타를 치며 만회했다. 일본전은 졌지만 윤동희의 적시타는 짜릿함을 남겼다. 그는 마지막 경기인 호주전에서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치며 아쉬움을 달랬다. 5경기 성적은 17타수 3안타 1타점 타율 0.176이었다.
나승엽은 대회를 치르며 자신의 입지를 조금씩 키웠다. 대만전에서 7회 대타로 투입돼 대표팀의 첫 홈런을 이끌어냈다. 홈런 하나로 강렬한 인상을 심은 나승엽은 쿠바전과 일본전에서는 선발로 투입됐다. 4경기 성적은 8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타율 0.250이었다.
결과적으로는 한국 대표팀은 예선 탈락했고, 두 명의 성적은 썩 좋지 않았지만 국제 대회에서 더욱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건 소득이었다. 정규시즌에서는 겪을 수 없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롯데로서는 대표팀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올해 롯데는 비시즌 동안 선수들 사이에 무한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무리캠프에서 역대급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고, 마무리캠프를 떠나지 않은 선수들도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매일 훈련을 한다. 사직구장 선수단 주차장이 매일 북적일 정도다.
윤동희와 나승엽은 다음 시즌에도 주전 자리의 기회를 받을 확률이 높다. 대표팀 경험을 발판 삼아 주축으로 더욱 성장한다면 다음 시즌 도약을 노리는 롯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