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스킨스(22·피츠버그)와 루이스 힐(26·뉴욕 양키스), 2명의 선발투수가 2024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신인 자리에 올랐다. 선발투수가 양대리그 신인왕을 석권한 건 1981년 이후 43년 만이다.
스킨스와 힐은 19일(한국시간) 열린 MLB 신인왕 시상식에서 각각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신인상을 차지했다. 스킨스는 기자단 투표에서 1위표 30장 중 23장을 휩쓸었다. 힐은 접전 끝에 볼티모어 외야수 콜튼 카우저를 이겼다. 1위표 15장 등 총점 106점으로 카우저에게 5점 차로 이겼다.
스킨스는 진작부터 유력한 내셔널리그 신인왕으로 평가받았다. 잭슨 메릴(샌디에이고), 잭슨 츄리오(밀워키) 등 신인 외야수들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스킨스는 이들과 비교해도 차원이 달랐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 5월 12일 빅리그에 데뷔했다. 첫 등판 기록은 4이닝 3실점으로 다소 아쉬웠지만, 이후 무서운 질주를 거듭했다. 이번 시즌 선발로만 23차례 등판해 133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96에 11승 3패를 기록했고, 삼진 170개를 잡았다. 170탈삼진은 피츠버그 신인 투수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ESPN은 “메릴이나 츄리오도 다른 시즌이었다면 신인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릴(21)은 올해 156경기에 출장해 24홈런에 OPS 0.826을 기록했다. MLB 전체에서 가장 어린 선수 츄리오(20)도 148경기 출장, 21홈런, OPS 0.791로 만만찮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스킨스의 활약이 워낙 압도적이었다. 실력 뿐 아니라 스토리면에서 매력도 출중했다. 전투기 파일럿이 되고 싶었던 스킨스는 공군사관학교에 진학했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다 야구 선수의 길을 택했다. 여자친구 올리비아 던은 미국 최고의 체조 스타로 스킨스 본인보다 오히려 더 유명하다.
스킨스는 데뷔 첫 해 올스타 선발로 등판하며 스타성을 더 키웠다. 그의 데뷔 패치와 친필 사인이 붙은 야구 카드는 10만 달러 이상까지 가치가 올랐다. 리그 사무국까지 차세대 스타로 눈독 들이고 있는 스킨스는 예상대로 신인상을 차지하며 빅리그 첫해를 화려하게 마감했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힐은 어찌 보면 스킨스와 대조적이다. 재능을 꽃피우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2021년 빅리그 데뷔했지만 6경기 등판에 그쳤다. 2022년엔 1차례 선발 등판해 4이닝 4실점하고 시즌을 끝냈다. 지난해는 아예 MLB 등판 기록이 없다.
올해 비로소 만개했다. 29차례 선발로 나서 151.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50에 15승 7패를 기록했다. 5월 활약이 특히 대단했다. 38.2이닝 동안 44삼진에 평균자책점 0.70으로 6승 무패를 달렸다.
힐이 가세하면서 양키스도 에이스 게릿 콜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로테이션을 안정화할 수 있었다. 힐이 24홈런을 때린 카우저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꺾고 신인왕을 차지한 것도 이런 공헌도가 높이 평가받은 덕분이다.
신인왕을 시작으로 사이영상, MVP 등 올 시즌 MLB를 결산하는 시상이 이어진다. 올해의감독상이 20일, 사이영상이 21일 발표 예정이다. MVP는 22일 주인공이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