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관세 협상 이후, 이제 현지 적응력이 관건이다

2025-08-11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2025년은 대한민국의 해외 투자 역사에서 ‘대전환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조선 분야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포함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산업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 선도 기업들이 미국의 경제·안보와 관계된 파트너십 위치를 재정립하는 데 있어 도전이자 기회다. 지난해 한국 정부의 예산 지출액 638조원(약 4570억 달러), 해외 직접 투자액 639억 달러와 비교하면 얼마나 대단한 규모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핵심은 한국이 올바른 거래를 했는지가 아니라, 한국 리더들이 이 합의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는 ‘한국 경제의 경쟁력 강화’라는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미국과 세부 협상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 ▶보다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적절하게 선정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전통적인 통상 외교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와 기업 리더들은 한국의 역량이 미국 산업의 회복력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제적으로 식별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적 포지셔닝이 전제돼야 상호 전략적 이익과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 가능하다.

미국 50개 주의 다양한 투자 환경과 여건에 대한 주도면밀한 검토와 준비는 필수다. 주(州)와 연방 정부의 규제, 노동 시장, 사회문화적 특성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 한국의 제품, 서비스, 경제적 파트너십의 이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치밀하고 정교한 소통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단순 투자자나 운영자로서 성공을 넘어, 미국에서 공동의 성과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투자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프로세스다. 정치적 위험을 넘어,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복잡한 노동 역학과 지역사회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 외 주요 시장에서의 활동과 커뮤니케이션도 고려해 글로벌한 시각에서 일관성 있는 메시지와 위기 대응 전략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외국 기업들을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이들은 법인 설립 이전부터 이해 관계자와 협력적 관계를 위해 로펌과 커뮤니케이션펌을 찾는다. 외국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때 국회, 노조, 지역주민, 시민사회와 원만하게 소통하지 못하면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Think Global & Act Local’은 성공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의 기본 원칙이다.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 사장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