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동네 골프에서도 저렇게 안 입는데….’
2015년 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3승을 거둔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20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경기해 놀라움과 혹평을 동시에 자아냈다.
데이는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명문코스인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PGA투어 시즌 두 번째 시그니처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고 합계 12언더파 269타로 공동 13위에 올랐다.
그가 이날 입고 나온 옷 회색 ‘추리닝’은 큰 화제가 됐다. NBC 뉴스는 “마치 일반인이 동네 퍼블릭 코스에서 편하게 골프를 치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주말골퍼들도 단정하게 차려입고 라운드에 나서는 국내팬들에겐 상상하기 어려운 패션이었다.
데이의 회색 트레이닝복 상의 왼쪽에는 필기체로 ‘M’이란 로고가 새겨져 있을 뿐 별다른 특징은 없었다. 그의 의류 스폰서인 ‘말본 골프’의 로고다. 이 브랜드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 전통적인 가치와 신선한 창의성을 결합하는 브랜드를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골프팬들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PGA투어에 직접 질문을 올리고 “제이슨 데이가 어떻게 페블 비치에서 스웻수트를 입고 플레이할 수 있었는지 설명해 달라”, “골프 복장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은 괜찮지만, 페블 비치 최종 라운드에서 스웻수트를 입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PGA투어에는 축구, 야구 같은 규정이 존재하지 않지만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바지와 셔츠 같은 전통적인 복장을 착용한다. PGA투어 규정에는 “선수는 의류와 개인적인 단장 모두 깔끔한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선수들이 착용하는 옷은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골프 패션과 일치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엄격한 드레스 코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복장을 따르는게 일반적이다.
CBS 해설자인 트레버 이멜먼(남아공)은 방송중 데이의 복장을 보고 “혹시 짐을 잃어버린 건가요?”라고 농담했다. 데이도 경기후 이에 반응하며 자신의 SNS에 “짐을 잃어버렸어요.”라는 글을 올리며 유쾌하게 반응했다.
데이와 말본 골프의 ‘도발’은 처음이 아니다. 그들은 이전에도 골프의류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해왔다. 지난해 마스터스 1라운드에 데이는 흰색 조끼에 검정과 빨간색의 ‘No. 313. 말본 골프 챔피언십’이란 요란한 글씨를 쓰고 경기했다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관계자의 교체요청을 받고 즉시 옷을 갈아입은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