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선헌의 시와 그림] Q를 찾아라

2025-01-22

대전 미소가있는치과Ⓡ 송선헌 대표원장

인간들을 대신하여 소, 개, 닭, 물고기, 심지어 중국에서는 귀뚜라미까지 싸운다.

투우와는 달리 소끼리 싸우는 청도 소싸움(Bull wrestling) 소는 과거엔 개소주를 특식으로 주기도 하고 성적이 부진한 소는 헐값에 팔리지만 근육질이라 고기가 질기다.

뜨거운 안달루시아의 론다에서 투우(鬪牛, Bull fighting)를 구경했다.

소가 붉은 색을 보면 흥분한다고? 사실 소는 색맹, 소가 날뛰는 것은 시합 하루 전 암흑의 방에 가둔 후 갑자기 밝은 햇살을 보기도 하고 또 움직이는 천에 흥분하는 것, 결국 빨강은 관중을 위한 서비스, 심장을 찔린 소는 소각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

옐로스톤 인근 코디에서 로데오 경기를 봤는데 이방인에 대한 눈총이 따가 왔었다.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Toreador song)는 위세당당(威勢堂堂)하게 시작한다.

투우 중 소가 잠시 숨을 고르는, 정해진 곳이 아닌 본능적으로 피난처로 삼은 곳이 퀘렌시아(Querencia, Q), 그 안의 소는 공격하지 않는다.

섬진강 퀘렌시아 축제도 있고 금산 남일면 Q cafe도 있지만 진정 나만을 토닥여 주는 당신의 퀘렌시아는 어디인가요?

나의 아침 Q는 어린이 동아 외에 3종류의 신문 칼럼을 읽으며 그 ‘통쾌’를 맛본 후 딸 MJ가 쓰던 요가 메트 위에서 선(禪)체조, 명상, 양손으로 내 몸 들고 최대한 버티기 3회, Squat, Plank, Push-up... 그리고 맨발로 뛰기다.

치과에서는 3B(바흐, 베토벤, 브람스)와 모차르트 또는 여성 보컬 재즈를 틀고, 짬 날 때마다 ‘글+그림’에 집중, 점심 후 가능하면 ZZZ가 나의 Q다.

퇴근해서는 친구나 지인들과 ‘맛+알코올’의 시간, 단 ‘알’ 부분은 아내에게 레드카드를 받은 상태, 약속 없으면 집밥 그리고 아내에게 두 손 모아 나마스테가 나의 Q다.

휴일에는 집 앞 커피샵에서 2시간 동안 원고 수정, 이후 맑은 날은 사막의 베두인보다도 더 단출한 밥상 도구를 챙겨 옥천 금강에서 받는 ‘햇살 샤워’가 나의 Q다.

엄마의 배에서 태어난 인간들은 거창할 것도 없다.

숨길 것도 없다.

창피할 것도 없다.

탈진하기 전에 그렇게 위안처를 찾는 게다.

살아가는 매순간이 그랬으면 좋겠다.

Q(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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