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모델 동성제약, 한국ESG기준원 ESG 평가서 최하위 ‘D’ 등급 판정... ‘이양구 전 대표 유죄 판결’이 원인

2024-10-31

환경(E)·사회(S)·지배구조(G) 3개 부문 ‘올 D’... ‘ESG 경영’ 낙제점

오너 사법 리스크, 적자 지속 경영난에 '남궁민 모델료 지급 위해 직원 임금 체불' 구설수까지 겹악재... 날개 없는 추락

[녹색경제신문 = 권혜진 기자] 배우 남궁민이 3년 연속 전속모델로 활약 중인 동성제약이 ESG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지사제 ‘정로환’, 염모제 ‘세븐에이트’ 등으로 알려진 동성제약은 최근 남궁민 모델료 지급을 명분으로 임직원 급여 지급을 미룬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기도 했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1001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동성제약의 ESG 통합등급을 종전 ‘C’ 등급에서 최하위 등급인 ‘D’ 등급으로 하향했다고 밝혔다.

동성제약은 평가 대상인 환경(E)·사회(S)·지배구조(G) 3개 부문 모두 최하위 ‘D’ 등급을 받았다.

‘D’ 등급은 전체 7등급(S, A+, A, B+, B, C, D) 중 가장 아래 등급으로 ‘매우 취약’을 의미한다. 한국ESG기준원의 설명에 의하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할 수 있는 등급이다.

한국ESG기준원이 밝힌 동성제약의 비재무적 리스크는 오너의 사법 리스크다. 한국ESG기준원은 올해 평가에서 동성제약에 대해 ‘대표이사(최대주주) 리베이트 혐의 1심 유죄 판결’을 사유로 지배구조(G) 등급을 종전 ‘C’에서 ‘D’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환경(E)과 사회(S) 부문은 종전에도 ‘·D’ 등급이었다.

한국ESG기준원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하고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기업의 ESG 수준을 인지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매년 국내 상장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수준을 평가 후 등급을 매겨 발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이 투자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ESG 평가 결과를 KRX ESG투자지수 종목 구성에 활용한다.

불법 영업 혐의, 오너 사법 리스크, 고꾸라진 실적, 혁신형 제약기업 지정 무산과 함께 구시대적 갑질 문화와 직원 임금 체불 구설수 등 다종다양한 악재가 겹치고 있는 동성제약이 ESG 경영 성적표까지 낙제점을 받으면서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양구 전 대표,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유죄 판결

이달 중순 동성제약 창업주 고 이선규 회장의 외손자이자 자신의 조카인 나원균 현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긴 이양구 전 동성제약 대표는 올 2월 약사법 위반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지난 2014년 의약품 판매 계열사 동성바이오팜 영업사원을 영업판매대행사(CSO) 사업자로 삼아 병의원 영업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의료인에게 동성제약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2억5000만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동성제약 측은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CSO를 통해 영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CSO 조직 신설에 깊숙이 관여하고 영업사원들의 수수료까지 책정하는 등 리베이트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이 판결로 인해 이 전 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동성제약은 유죄 판결 다음달인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원안대로 승인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은 후에도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놓지 않는다는 비판이었다.

적자 지속... 올 들어서만 시총 24% 증발

동성제약이 이 전 대표 재선임 7개월만에 결국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낸 것은 오너의 사법 리스크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ESG 등급이 하향되고 ‘혁신형 제약기업’ 지정이 사실상 무산되는 등 기업가치 훼손이 가시화되는 것은 물론, 회사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동성제약은 ▲2018년 18억원 ▲ 2019년 75억원 ▲ 2020년 36억원 ▲ 2021년 53억원 ▲2022년 31억원 등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 5억9000만원을 내며 수익성이 살짝 반등한 듯 했지만, 올 상반기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영업이익 10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훼손된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 708억원이었던 부채는 올해 상반기 150억원 가량 증가한 850억1319만원으로 증가했다. 자기자본 규모도 2019년 701억 원에서 2022년 428억원, 2023년 398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시총도 쪼그라들고 있다. 본지가 올 1월 2일과 이달 25일 보통주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 변동을 조사한 결과, 동성제약의 시총은 24.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들어서만 시총의 약 4분의 1이 증발한 것이다.

‘남궁민 모델료’ 지급하느라 직원 월급 못줘... “싫으면 회사 나가라”

모델 광고료 지급을 이유로 직원 월급을 지연 지급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지난 24일 더팩트 보도에 의하면, 이양구 전 대표는 회사 월급날인 지난 10일 임직원 조회에서 "배우 남궁민의 광고료가 이달 중순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급여 지급을 지연해야 할 것 같다. 이해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말했다. 지방에 있는 임직원들은 화상 연결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접했다.

한 직원은 “이양구 전 대표가 직원들의 급여를 미루고 광고비에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이러한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은 "윗선에선 월급이 늦어지는 게 싫으면 (회사를) 나가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동성제약 직원들이 더팩트에 제보한 바에 따르면, 동성제약의 급여 지연 지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에도 별다른 공지 없이 8월분 급여가 지연됐으며 이전에도 별도의 공지 없이 월급이 지연 지급된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것.

동성제약은 배우 남궁민과 3년 연속 전속모델 계약을 맺고 있다. 남궁민은 현재 ▲록소프로펜 진통소염제 ‘록소앤겔’ ▲비건 염색약 ‘동성허브’ ▲염모제 ‘세븐에이트’ ▲탈모증 치료제 ‘동성미녹시딜’ ▲탈모 영양제 ‘비오틴정’ ▲비듬 전문 치료제 ‘비가졸액’ 등 동성제약 주요 제품의 얼굴로 활동 중이다. 동성제약 홈페이지 첫 화면에도 남궁민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주말 행사에 임직원 강제 동원... 잇단 근로 착취, 구시대적 갑질문화 논란

동성제약은 각종 주말 행사에 임직원을 강제 동원하는 부당한 ‘근로 착취’로도 논란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 5월 27일 회사 내부 전산망에 7월 6일 토요일 열리는 '세븐에이트데이' 행사에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공지를 올렸다. 동성제약은 앞선 5월 25일 토요일 열린 '2024 동성제약 도봉 마라톤대회'에도 직원들의 참여 여부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인원을 배치한 바 있었다.

동성제약 직원들은 “회사가 주말에 열리는 행사에 잇달아 임직원을 동원해 실질적인 주말 근무를 강제하고 있으며, 이는 구시대적 갑질문화”라고 반발했다.

당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한 직원은 "(회사가) 당당하게 주말 강제 근무를 요구하는 것이 어이가 없고 주말 업무를 돈으로 줘도 모자랄 판에 1.5배 휴가로 대체하려고 하지만 회사에서 시간으로 줘봤자 사용도 못 하는데 이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정말 답답하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직원은 "오너 가족들과 친인척들은 사내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임직원들은 마라톤대회·의약학상·정기승진식 등 회사 전 행사에서 동원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성제약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직장갑질119 소속 활동가는 "사내 인터넷망을 통해 공지했으나 행사 참여를 거부할 기회를 아예 주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런 경우 강요에 의한 직장내 괴롭힘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권혜진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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