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李 대통령, DJ 이후 가장 험난한 도전 직면"

2025-06-04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6·3 대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이래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한 대통령이라는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한국의 새 대통령: 위기에서 더 큰 위기로(Frying Pan to Fire)' 제하의 기고문에서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외환위기 속에서 당선된 이래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한 대통령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중국 경제 호황,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엔 반도체 수출 호조란 외부적 도움이 있었지만, 이번엔 그런 우호적 요소가 전무하단 설명이다.

오히려 "이 대통령이 직면한 것은 훨씬 냉혹한 대외 환경"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전쟁, 미국발 관세, 중국 수출 통제,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 관계 등 모든 것들이 한국 경제 회복에 불리한 요인들"이라고 차 석좌는 짚었다.

이 대통령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가 될 것이기에 더욱이 상황은 좋지 않다.

차 석좌는 "한국은행이 최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절반 가까이 하향 조정, 1987년 이후 성장률 전망치가 1% 이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단 네 번째"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 글로벌 무역 전쟁은 한국의 수출 중심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지난달 전 세계 수출은 1.3%, 자동차 수출은 4.4% 감소했으며, 대미·대중 수출은 각각 8% 이상 하락, 특히 미국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했다"고 썼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관세 공세는 최대 걱정거리로 꼽혔다.

그는 "이 대통령 이전의 과도 정부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각종 관세 조치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면서 "상호 관세 유예 기간 종료(7월 8일)를 앞두고, 각국은 당장 4일까지 '최상의 무역 제안(best trade deals)'을 제시해야 할텐데 이 대통령은 이제 갖 취임한데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에 시간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미 동맹의 안보 측면에서도 조용한 위기 신호가 감지 중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적 유연성 정책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등 한국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를 추진 중이며, 실제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두 차례나 동아시아 순방 중 한국을 건너뛰었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아직 방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차 석좌는 또 이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을 강조하며, "관계를 안정화하고 관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곧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란 이중 전략에 비판적인 트럼프 행정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이 대통령은 대화와 협력을 추구하면서도, 당장 남북정상회담을 여는 것은 비현실적이란 인식을 갖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향후 북한과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그 과정에서 한국을 건너뛰고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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