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정책이 연방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단기적인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날 미국 주가지수 선물과 달러화, 아시아 증시가 동반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지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추진한 대규모 관세 조치가 헌법상 위임된 의회 권한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이를 일시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28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후 8시 3분 선물 시장에서 다우는 1.01%, S&P500은 1.33%, 나스닥은 1.6% 상승했다. 뉴욕 증시의 선물 지수와 더불어 달러인덱스는 0.5%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도쿄의 닛케이 225지수는 오전 9시 17분 기준 1.4%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해당 판결로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진정시킬 수는 있으나, 궁극적으로 미국 내 사법·입법·행정부 간 권한 충돌이라는 헌정적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사안은 연방항소법원, 나아가 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호주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는 “헌법 논란이 대법원까지 가면 트럼프 행정부가 법원 판결을 무시할 가능성까지 나올 수 있다”며 “시장 입장에선 위험 요소 하나가 일시 제거된 셈”이라고 말했다.
일본 미즈호증권의 오모리 쇼키 수석 전략가도 “법원이 행정명령에 제동을 건 것은 미국 법치주의의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좁은 범위의 맞춤형 관세로 우회할 수 있어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싱가포르 OCBC은행의 프란시스 청은 “이번 판결이 달러 강세와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을 동반한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관세 정책의 전개 방향이 불투명한 만큼 포지션을 과도하게 잡기엔 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이 이미 트럼프발 관세 충격에서 일부 회복 중이었으며, 이번 판결은 그간의 약세 베팅을 되돌릴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엔화·유로·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금값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달러화 역시 이번 판결로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되며 상승할 수 있지만 항소 절차와 정치 변수로 여전히 불확실성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