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임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 1년 임기 내에 해외시장 성과 보려나

2025-01-15

[비즈한국] 금융사 최초로 카드 결제 프로세싱 사업을 수출했던 비씨(BC)카드가 첫 합작 법인을 출범한 지 10년 차를 맞았다. 국내 카드사 중 발 빠르게 해외 시장에 나섰던 비씨카드는 동남아시아에 이어 중앙아시아 개척에 공들이고 있다. 해외 진출의 성과는 아직 미미한 가운데, 최근 연임에 성공한 최원석 대표가 재임 중 반가운 성적표를 받아들지 주목된다.

#중앙아시아 진출, 사업 속도는 더뎌

비씨카드는 국가 간 결제 네트워크(N2N) 구축 사업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국영 은행이나 국영 결제 사업자와 손을 잡고,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비씨카드는 2015년 9월 인도네시아의 국영은행 ‘만디리’와 카드 프로세싱 사업을 위한 합작사 설립 계약을 맺었다. 카드사 중 처음으로 신용카드 결제 프로세싱 수출에 성공한 사례다.

결제 프로세싱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신용카드 매입, 인프라 구축, 단말기 공급, 가맹점 확대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비씨카드는 2016년 1월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의 공식인가를 취득해 그해 11월 법인을 오픈했다. 2021년에는 베트남의 판매시점관리(POS) 단말기 사업자인 ‘와이어카드 베트남’을 인수하면서 현지에 진출했고, 이듬해 베트남의 국영 결제망 사업자인 NAPAS와 제휴를 맺으면서 사업을 확대했다.

동남아 진출 이후에는 중앙아시아 개척에 힘쓰고 있다. 2023년 1월 몽골, 5월 키르기스스탄, 7월에는 우즈베키스탄의 국영은행 및 결제망 사업자와 결제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다.

2023년 8월 비씨카드는 부가통신사업자(VAN) 자회사 스마트로, 키르기스스탄 국영 결제 사업자인 IPC와 합작법인 ‘BCKG(BC CARD Kyrgyzstan LLC)’를 설립했다. 비씨카드가 52.5%, 스마트로가 17.5%, IPC가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비씨카드는 키르기스스탄 법인을 자회사로 두는 대신 공동기업으로 분류했다. 나머지 해외 법인(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키르기스스탄 진출은 양국 정부의 주목도 받았다. 키르기스스탄은 현금 결제 비중이 95%에 달하며 사업자 중 결제 단말기를 설치한 곳은 3%에 불과하다. 디지털 전환 정책을 추진하던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결제 인프라 구축을 위해 비씨카드와 적극 협력했다. 이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과 투자를 밀던 금융당국의 목표에도 부합했다. ‘금융 국제화 대응단’의 단장을 맡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이 MOU 체결에 직접 참석해 비씨카드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사업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몽골은 MOU 단계에 그쳤고, 우즈베키스탄은 지난해 8월 본 계약을 체결했으나 서비스는 개시하지 못한 상태다. 두 나라에서 법인 설립 여부도 미정이다. 현재 사업을 시작한 곳은 키르기스스탄이 유일하다. 키르기스스탄 현지 법인은 2024년 8월 27일 문을 열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은 연내 사업 개시를 목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키르기스스탄 법인을 거점으로 중앙아시아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 다각화 전략, 결실 볼까

이렇다 보니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키르기스스탄 법인의 3분기 순손익은 2023년 -2억 원에서, 사업 개시 이후인 2024년 –10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법인 설립 공시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키르기스스탄 법인에 80억 원을 투자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당장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사업”이라고 전했다.

기존 해외 법인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지 못했다. 현지 시장의 변동성이 큰 탓이다. 2024년 3분기 중국 법인(비씨카드과학기술 유한공사)과 인도네시아 법인(PT Bccard Asia Pacific)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중국 –1544만 원→3965만 원, 인도네시아 –9억 8971만 원→4억 956만 원)에 성공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베트남 법인이 적자(6억 4400만 원→-6억 5309만 원)로 돌아서면서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이익보다 더 큰 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3분기 비씨카드 영업이익이 1167억 원임을 감안하면 해외 자회사가 기여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비씨카드가 해외 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있다. 최근 수년간 우리카드, 코나아이, 전북은행 등 주요 회원사가 독자망을 구축하거나 타 업체와 제휴하면서 비씨카드 결제망을 떠났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신용카드 프로세싱 부문 축소에 대응해 신규 회원사 유치, 자체 카드 발급, 대출 업무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기업인 KT의 의지도 크다. 비씨카드는 중앙아시아 진출을 선언하면서 KT가 추진하는 ‘글로벌 디지코(DIGICO) 사업’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2023년 1월 금감원이 개최한 ‘인도네시아 진출 지원 설명회’에서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는 “KT그룹의 글로벌 디지털 전환 의지에 동참해 결제 네트워크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중앙아시아 5개국과 아세안 10개국을 연결하는 디지털 금융 실크로드 개척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수익 다각화 전략을 내세웠던 최원석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추진하던 사업의 결실을 볼지 주목된다. 최 대표는 2024년 12월 차기 대표를 뽑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이로써 최 대표는 2021년 2월 첫 취임 이후 세 번째로 대표직을 이어간다. 최 대표는 재임 중 자체 카드 사업, 데이터 사업, 해외 결제망 확대 등 신규 분야로 사업을 적극 확장해 왔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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