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 철수하며 악순환
"기존 보험 갱신만 돼도 다행"
이번 피해 520억불 이상 추산
#. 라크라센타 단독주택 소유주인 헤일리 이(37)씨는 올해도 주택보험 10% 인상을 각오하고 있다. 이씨는 “이번 산불로 동료 한 명은 집이 전부 불에 탔다”면서 “메이저 보험사가 아닌데도 주택보험료가 1년 1500달러가 넘는다. 모기지가 남은 상태에서 주택보험은 의무사항이라 선택권도 없다. 요즘 같이 보험 들기 어려울 때는 기존 보험이라도 갱신할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LA 지역 산불로 천문학적인 재산피해가 예상되면서 주택 소유주들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수년 동안 메이저 보험사가 주택보험 가입 및 갱신을 거부한 상황에서 기존 보험료마저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현재 보험사들은 ▶물가상승률을 넘어선 건축비용 급등 ▶급격히 커진 재해 노출 ▶어려운 재보험 시장 ▶가주 정부의 보험료 인상 제약 등을 지적하며 주택 손해보험 판매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특히 불룸버그통신은 이번 산불 피해 규모를 520억~570억 달러로 추산, 보험사들의 주택보험 가입 및 갱신 중단 가능성은 더 커졌다.
윌셔 제이 박 종합보험 박상준 대표는 “재난이 발생했다고 주택 보험료가 바로 올라가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지난해 여러 보험사가 가주 내 영업을 중단하면서 보험료가 인상됐다. 산불 등 화재발상 위험지역 등 주택보험 산정기준에 부담 요소가 있을 경우 보험료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인 선호지로 떠오른 라크레센타, 노스리지, 알타데나, 퍼시픽 팰레시이즈, 팔로스버디스 등은 구릉 또는 산간지대로 ‘산불 위험지역(Brush Area)’인 경우가 많다. 일부 해당 지역은 이미 보험사들이 철수했고, 보험료 인상률도 LA한인타운 등 도심 평지보다 높다고 한다.
주택 소유주는 현재 가입한 보험 약관 내용 숙지도 신경써야 한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보상, 대피 기간 숙박비 보상, 미술품 및 귀중품 보상, 현금분실 보상’ 여부 등을 명확히 해야 보험청구 분쟁을 줄일 수 있다.
박상준 대표는 “보험에 가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입 목적에 맞게 피해보상 항목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여부”라며 “보험을 고를 때 에이전트 설명을 잘 듣고, 가입자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LA 등 캘리포니아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보험사들은 25년간 수익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이후 보험사는 산불 위험지역의 주택 화재 보장 계약을 줄이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 2023년부터 파머스, 올스테이트 보험사는 콘도미니엄 소유주, 렌트 세입자의 주택보험 가입을 중단했다. 지난해 3월 스테이트팜 보험사는 주택보험 7만2000건 갱신을 거부하기도 했다. 파머스 보험사가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주택보험 신규가입 신청을 재개했다.
김형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