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SSG 불펜 이끄는 불혹의 노경은, 삼성 뒷문 약점 메우는 패기의 영건들··· 다르게 풀어내는 준PO 불펜 방정식

2025-10-12

가을 야구는 종종 불펜 싸움에서 승패가 결정 난다. 매 경기 총력전인 만큼 불펜 필승조의 중요성은 정규시즌 경기보다 훨씬 더 크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도 양 팀 불펜이 차례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차전 삼성은 8회 2사 만루 위기를 틀어막으며 5-2로 이겼다. 2차전 SSG는 ‘불펜 데이’로 4-3 승리를 따내며 반격에 성공했다.

그러나 두 팀의 불펜 방정식은 대조적이다.

SSG의 불펜 최우선 카드는 불혹의 베테랑 노경은(41)이다. 젊은 불펜 자원을 풍족하게 갖췄지만, 이숭용 SSG 감독은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노경은을 마운드 위에 올렸다. 반면 삼성은 가을 야구가 처음인 신예들을 앞세워 헐거운 뒷문을 메우고 있다. 이호성(21)과 배찬승(19)이 기대 이상 활약 중이다. 첫 두 경기만 놓고 보면 준PO 두 팀의 불펜 싸움은 경험과 패기의 대결로도 요약할 수 있다.

노경은은 9일 1차전 1이닝 무실점에 이어 11일 2차전에서도 2.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차전 5회초 SSG 2번째 투수 이로운이 2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이 감독은 곧장 노경은을 투입했다. 노경은은 삼성 구자욱을 초구 2루 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노경은은 올 시즌 홈런왕 르윈 디아즈와 젊은 거포 김영웅을 차례로 만난 6회에 이어 7회까지 실점 없이 막아냈다. 6, 7회 모두 주자를 내보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올 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 4.48(6위)에 그쳤던 삼성은 1, 2차전 영건들의 활약으로 버텼다. 입단 3년 차 우완 이호성은 1차전 1.2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팀 승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8회 2사 후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SSG 고명준을 6구 승부 끝에 3루 땅볼로 처리했다.

비록 패했지만 2차전 배찬승의 위력투도 빛났다. 올해 신인인 좌완 배찬승은 2차전 8회 1사 등판해 한유섬과 고명준을 모두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유섬을 상대로 초구 154㎞ 직구를 꽂아 넣은 뒤 슬라이더 2개로 삼진을 잡았고, 후속 고명준은 공 3개 모두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이호성과 배찬승은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포함해 올가을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호성이 2.1이닝, 배찬승이 1.2이닝을 던졌다..

13일 3차전을 앞둔 SSG와 삼성 두 팀 모두 불펜 고민을 안고 있다. SSG는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 구멍이 났다. 1차전 선발 미치 화이트가 2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3차전 선발 드루 앤더슨은 최근까지 장염을 앓았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불펜 비중은 커졌는데, 이로운과 조병현이 2차전 나란히 흔들렸다. 이로운이 1.1이닝 동안 사사구 3개를 허용했다. 9회 등판한 마무리 조병현은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적시타를 맞으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번트 수비를 매끄럽게 하지 못해 1루 주자를 2루에서 잡을 기회를 날리는 등 위기를 자초했다. 남은 준PO 경기에서도 노경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를 불펜으로 돌리며 버텨왔지만 앞으로는 쉽지 않다.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2차전 9회말 등판해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4차전 선발로 나설 예정인 만큼 남은 시리즈 불펜으로 나설 기회도 이제 없다. 이호성, 배찬승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두 사람이 지금 같은 가을 기세를 이어간다면 삼성도 불펜 대결에서 SSG와 대등한 승부를 펼칠 수 있다. 이호성과 배찬승 모두 포스트시즌은 이제 겨우 2차례 등판했다. 그러나 가을야구 1아웃, 1이닝으로 얻는 경험치는 정규시즌 때보다 훨씬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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