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3년째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젤렌스키가 지난해 5월 임기가 끝난 상황에서도 계엄을 이유로 대통령 직무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에 금이 가고 있다는 징후라는 분석이 나온다.
키이우 국제사회학 연구소(KIIS)는 지난달 2~17일 여론조사 결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신뢰도가 52%로 집계됐다고 7일(현지시간)일 밝혔다.
KIIS는 젤렌스키의 지지율이 전쟁 직후(2022년 3월) 90%의 지지율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군사 지원이 좌초되고 러시아의 공습이 격화하던 지난해 2월(64%)과 5월(59%)에 눈에 띄게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한다. 52%로 전쟁 후 최저치를 찍은 이번 조사 역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로 진격하는 중에 실시된 조사다.
리더십에 불안을 드리우는 부분은 젤렌스키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7%(2022년 3월)에서 39%(2024년 12월)로 급증했다는 점이다. 안톤 흐루스헤츠키이 KIIS 전무이사는 “젤렌스키를 신뢰하는 사람이 여전히 더 많지만 이마저도 하락 추세에 있고, 4분의 1은 (신뢰한다와 신뢰하지 않는다의) 경계선상에 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 임기가 지난해 5월 만료된 상황에서 지지율은 젤렌스키의 대통령직 수행에 지지대 역할을 했다. 야당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계엄시 의원 임기의 경우 연장된다는 명시적 규정이 있지만, 대통령 임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젤렌스키의 대통령 자격을 문제삼고 있다. 안톤 흐루스헤츠키이 KIIS 전무이사는 “젤렌스키에 대한 신뢰 약화는 대통령제 자체에도 치명적인 타격”이라며 “대통령제와 정부 기관 전반의 정당성이 무너지고 통제력을 잃게 되면 어떤 재앙이 벌어질 수 있는지는 굳이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망 북한군 '노동당 입당청원서'도 발견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 전장에 배치된 북한군의 추가 흔적이 공개됐다. 친 우크라이나 텔레그램 계정 엑사일노바 플러스는 북한의 170㎜ 자주포 '곡산'이 전선에 배치됐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이 러시아 군인 사이에서 유포됐다고 이 계정은 설명했다. 북한 열병식 때 주로 등장하는 곡산은 지난해 11월 러시아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기차로 운송되는 사진이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 게재됐다.
친 우크라이나 자원봉사단체 인폼나팜은 텔레그램에서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사살한 북한군의 시신과 유류품 사진 역시 공개했다. 인폼나팜은 조준경 장착 돌격소총과 드론 탐지기 등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전사자 가운데 장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망한 북한군의 유류품 중에 '정금룡'이라는 이름이 적힌 노동당 입당청원서도 발견됐다. 청원서는 "어머니 조국을 총대로 굳건히 보위할 결사의 각오를 가지고 영웅적 조선인민군대에 자진입대했다"며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에 받아줄 것을 열렬히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손글씨로 적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