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향도 이것 때문에 난리더라”…올해도 곳곳서 힘겨운 전력망 건설 사업

2025-01-27

전력망 건설로 8500억 절감

북당진-신탕정, 21년 소요돼

지역주민 반발로 12년 지연

신장수변전소 등도 기간연장

전력망 확충법 통과 필요성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지난해 완수한 전력망 건설사업이 전년 대비 늘었지만 올해도 지방자치단체(지자체) 반대 등으로 사업 지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전력망 준공으로 전력구입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전력망 확충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이 완수한 전력망 건설사업은 72건에 달한다. 이는 전년(56건)의 1.3배 수준이다. 2022년 34건에 불과했던 준공사업 건수는 해마다 증가해왔다. 한전은 지난해 전력망 준공으로 연간 약 8500억원의 전력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1.6원/kWh의 전기요금 인상을 흡수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전력망 준공사업이 늘고는 있지만 주요 사업들은 상당한 지연 기간을 거쳐 완수됐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345kV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건설 사업이 대표적이다.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는 총 21년이 소요된 국내 최장기 건설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당초 2012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사업이 12년 이상 지연됐다.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가 가까스로 건설되면서 기대되는 효과는 크다. 우선 서해안 지역의 발전 제약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한전은 이를 통해 연간 3500억원의 전력구입비가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인 천안과 아산 일대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도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전은 완도-동제주 초고압직류송전방식(HVDC) 건설사업도 지난해 11월 마무리했다. 이 사업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착공이 상당 기간 미뤄졌다. 같은해 10월에는 전북 정읍 지역 154kV 소성변전소를 준공했다. 소성변전소 준공으로 약 200MW 규모의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를 이뤄냈다.

한전이 이렇듯 전력망 건설사업에 힘을 쏟고 있지만 최근에도 건설 지연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345kV 신장수변전소 및 분기 송전선로 건설 사업기간은 기존 49개월에서 79개월로 연장됐다. 해당 사업은 원전 전력 이송을 위해 신장수에서 무주영동 구간까지 계획됐다. 하지만 부지 선정 등을 두고 지자체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충북 영동군의회는 지난달 신장수-무주영동 송전선로 설치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군의회는 환경훼손, 전자파 우려 등을 이유로 들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신송산분기 송전선로 건설사업도 기존 63개월이었던 사업기간이 87개월로 연장됐다. 현대제철과의 휴전협의가 지연되며 사업기간이 2년 늘어난 것이다.

이때문에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전력망 확충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력망 확충법은 전력망 적기 건설을 위해 인허가 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여야가 연내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지만 계엄 사태가 터지며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현재 전력망 확충법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에 계류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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