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2024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 초 22대 총선이 진행됐고 하반기에는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을 포함해 50여 국가에서 선거가 진행됐고, 유럽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는 지속된 한 해였다. 올해 말미에는 계엄·탄핵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양한 정치적·사회적 이슈 속에서 올 한해 우리 산업계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FETV 편집국이 짚어보았다. <편집자주>
[FETV=김선호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하반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고 2023년 초 단일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출범시켰다. 두 개 지주사를 설립하고자 했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단일 지주사로 설계도를 변경하고 올해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작업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아직 대원강업의 지분율을 상승시키고 현대바이오랜드를 지주사 기준으로 증손회사에서 자‧손자회사로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증손회사는 손자회사가 100%를 지분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손자회사는 상장사 기준 지분 30% 이상 확보하면 된다.
먼저 현대백화점그룹이 단일 지주사 체제로 계획을 확립하고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시행했다. 공개매수 현물출자에 따르면 지분 취득으로 2023년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자회사로 신규 편입시켰다.
이어 올해 상반기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지분도 공개매수해 보유 지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한 주요 작업은 마치고 나머지 세부적인 작업이 2024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시기적으로 보면 지주사의 연결 종속회사로 올해 2분기에 현대홈쇼핑이 편입됐고 5월에 현대아이티앤이 지분을 종속회사 현대퓨처넷이 인수하고 9월에 흡수합병시켰다. 현대홈쇼핑 공개매수 후 한섬, 현대L&C, 현대퓨처넷, 현대바이오랜드를 연결 손익에 반영할 수 있었다.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올해 3분기 IR자료에 따르면 지주사는 자회사 10개를 두고 있는 형태가 됐다. 종속회사(연결대상)로 7개사(홈쇼핑, 그린푸드, 리바트, 에버다임, 씨엔에스푸드시스템, 비노에이치, 드림투어), 관계회사(지분법 대상)로 현대백화점, 현대이지웰, 대원강업을 두게 됐다.
지주사가 보유하고 있는 대원강업의 지분은 22.7%다.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또한 증손회사로 위치한 현대바이오랜드를 자‧손자회사로 이동시켜야 하는 만큼 이를 위한 자금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내년 3월 전까지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추가적인 유예기간을 갖을 수 있는 만큼 속도감보다는 무리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재무 안정성을 기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정지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전량을 부인과 자녀, 조카에게 증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 두고 오너 4세를 위한 승계 준비 작업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지주사 전환과 오너 4세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는 양상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정지선 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주식을 아들 정창덕 군에게 99만753주(2.92%), 부인 황서림 씨와 딸 정다나 양에게 각각 99만752주(2.92%)를 증여했다. 여기에 정교선 현대홈쇼핑 회장의 자녀 정창욱‧정창준‧정창윤 군에게도 각각 44만280주(1.3%)씩 지분을 넘겼다.
업계는 오너 4세가 계열사이지만 처음으로 주주 현황에 처음으로 등장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향후 현대그린푸드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게 되면 오너 4세가 증여받은 지분을 활용해 승계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은 “증여는 정지선 회장의 개인적인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지주사 전환을 대부분 완료한 상황에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아닌 계열사 지분 증여이기 때문에 승계와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지분투자 수익률 개선 목표를 발표했다. 지주사 역할 강화와 자회사 실적을 개선한 후 우량 자회사의 지배력을 확대해 배당 수입을 증가시킨 후 2025년부터 2025년까지 4% 이상의 지분투자 수익률을 지향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거의 다 완료한 상태로 법적 요건만 해결하면 되는 상황으로 이를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배구조를 투명‧선진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