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에 칼 빼든 인도···K-철강엔 기회

2024-12-19

인도가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에 대해 '고관세'로 맞대응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관세장벽이 이뤄지면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에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는 저가로 들어오는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최대 25% 수준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인도 상무부 산하 무역 규제총국(DGTR)은 중국 철강재에 따른 자국 피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가 종결되는 대로 관세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 정부는 중국산 철강에 7.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철강 공세는 올해 들어 더 심각해졌다. 지난 1월~9월까지 중국 수출 물량은 약 8070만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늘었다. 2015년 1억1200만톤(t)의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최근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인도 등 해외 주요국들은 중국과 주변국들을 향해 하나둘씩 관세의 칼을 빼 드는 상태다.

일각에선 인도의 관세 조치가 우리 기업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가 인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관세장벽으로 중국 수출길이 제한되면 인도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올해 들어 국내 기업의 인도 시장 공략은 두드러졌다. 포스코는 인도 현지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본격적으로 인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디샤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연 5백만톤(t) 규모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인도 푸네에 연간 23만t 규모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착공했고, 내년 시험 생산 돌입 후 가동할 예정이다.

국내 철강기업의 잇단 인도 공장 건설로, 향후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라 얻을 반사이익에 눈길이 쏠린다. 가뜩이나 인도는 반중 정서가 강한 나라여서 중국이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관세로 중국 철강재 유입이 제한되면 우리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인도는 글로벌 철강시장에서 최대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상태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WSD)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약 7%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톤(t)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이 인도의 최대 철강 수입국인 만큼 중국의 관세 조치로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이 한국 기업보다 철강 생산량이 많을 뿐 아니라 고급 철강재 등 질적인 경쟁력도 어느 정도 따라오고 있어, 인도가 중국을 향한 고관세를 부과하면 경쟁력 측면에서 한국이 유리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도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인도의 세이프가드는 당장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친환경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전환하는 구조조정이 전제돼야 경쟁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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