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두고 “수도권·지방 차등화” 주장
“MB 4대강은 되고 지역화폐는 안되나”
김상욱 손 맞잡으며 “진짜 보수·진보 경쟁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닷새째인 16일 전북에서 집중 유세에 나섰다. 전날 광양·여수·순천·목포 등 전남 지역을 순회한 이 후보는 폭우가 내린 이날도 익산·군산·전주·정읍을 차례로 방문하며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이날 이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과 지방균형 발전, 지역화폐 도입 등 지방 민심을 공략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했다.

◆‘재생에너지’ 강조한 李, “수도권·지방 전기요금 차등화해야”
이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호남권을 ‘재생에너지의 보고’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익산역 동부광장에서 “전북, 전남, 충남에 비어있는 공간이 너무 많다”며 “마치 사람 폐포처럼, 재생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하면 된다”고 했다.
특히 이 후보는 수도권과 지역 간 전기요금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송전비용이 엄청나게 드는데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과 소비지역 가격이 똑같다”며 “가격에 차등을 둬야 한다. 이게 진짜 시장주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는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군산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지금도 전기요금 비싸다고 느끼겠지만 어쩔 수 없다”며 “올릴 때 지방은 좀 덜 올리든지 해서 에너지 요금, 규제, 세금의 차이를 만들면 지방도 희망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후보는 유세가 끝난 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장기적으로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국내 상황이 너무 나쁘고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당장 전기요금에 손대긴 어렵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MB 4대강 30조, 지역화폐는 300억”
이 후보는 지역화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군산에서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한다. 이명박이 4대강 한다고 강바닥에 20조원, 40조원 퍼붓는 것은 괜찮고, 군산에 지역화폐 300억 지원하는 것은 죽어도 안 되나”라며 “돈 많은 쪽에 쓰면 투자라 하고, 돈 없는 곳에 쓰면 낭비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경기가 나빠지면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한다”며 “지금 배가 고파 죽겠는데 허리띠를 졸라매서 허리가 무너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지금도 추경 좀 하자, 소비 진작을 하자, 돈이 돌게 하자고 그랬더니 절대 안 된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두고 지역화폐를 반대해 온 국민의힘을 겨냥한 발언이다.

◆유세 도중 김상욱 끌어안고선 “합리적 보수 정신 실현해달라”
이날 유세 현장에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김상욱 의원이 방문해 이 후보의 선거유세를 돕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익산 유세 도중 “가짜 보수 정당에서 진짜 보수 활동해보려다 사실상 쫓겨난 김상욱 의원 어디 있나”라며 김 의원을 불렀고, 유세차 위에서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김 의원은 이 후보를 “참된 보수주의자면서 참된 진보주의자”라고 치켜세우며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김 의원을 향해 “합리적인 보수의 가치를 잘 주장하고 실현해달라”며 화답했다.
이 후보는 “비상식은 비상식의 영역으로 밀어내고, 상식의 영역 안에서 진짜 합리적인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경쟁하는 정상적 정치 체제를 만드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그 출발도 역시 6월 3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북·전남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17일부터 이틀간 광주 집중 유세에 나선다. 18일에는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192명과 함께 5·18 광주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익산·군산·전주=변세현 기자 3hyun@segy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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