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풀필먼트戰 '후끈'(上)] "CFC·로켓배송 전국 확대"...쿠팡, '풀필먼트 1인자' 굳히기 총력

2025-02-06

올해 역시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점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업체의 '풀필먼트' 역량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쿠팡이 10여년 이상에 거쳐 전국에 구축한 쿠팡풀필먼트센터(CFC)는 '로켓배송'이라는 서비스로 귀결, 소비자의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추격하고자 하는 신세계와 롯데의 각기 다른 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쿠팡·신세계·롯데가 풀필먼트 강화를 위한 전략과 그 한계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上) "CFC·로켓배송 전국 확대"...쿠팡, '풀필먼트 1인자' 굳히기 총력

(中) "검증된 실력자끼리 뭉쳤다"…신세계·CJ의 '전략적 동맹' 구축

(下) "시간 쏟아 새로운 正道 만든다"...롯데, '조용한 추격자'

【 청년일보 】 전자 상거래(이하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와 롯데가 '풀필먼트' 역량 제고를 통한 추격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세계와 롯데가 취하고 있는 각각의 전략이 각기 다른 장단점을 내재하고 있어, 단시간 내 쿠팡을 추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은 풀필먼트 서비스 품질 제고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풀필먼트란, 상품의 준비부터 포장, 배송 등 물류의 전 과정을 통칭한다. 말하자면, 소비자가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배송지까지 상품이 도착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통칭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커머스 업체의 풀필먼트 역량이 시장 장악력의 주요 동인(動因)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시점은 쿠팡이 지난 2014년부터 '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다.

미국의 아마존은 2006년부터 풀필먼트 바이 아마존(FBA)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쿠팡이 이를 벤치마킹해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CFS)를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익일 배송을 내세운 쿠팡의 로켓배송은 말 그대로 이커머스 업계의 패러다임을 흔들었고, 이때부터 시장의 주도권은 쿠팡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할 경우 통상 2~3일이 소요되는 것이 당연했지만, 쿠팡이 전국에 건립한 풀필먼트센터를 기반으로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그간 전통적인 택배 서비스에 의존하던 여타 이커머스 업체는 순식간에 시장 내 입지를 위협받게 됐고, 이제서야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약 6조2천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해 전국 30개 주요 지역에 쿠팡풀필먼트센터(이하 CFC) 등 100여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쿠팡은 기존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굳히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풀필먼트의 핵심 거점인 CFC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존 로켓배송의 소비자 효능감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개선 작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쿠팡은 오는 2027년까지 '전국 로켓배송'을 실현한다는 포부다.

쿠팡은 이를 위해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 신규 CFC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나선다.

신규 CFC가 들어서는 지역은 경상북도 김천,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이다.

쿠팡 측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며, 내년부터 이른바 '쿠세권(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이 점차 확대되면서 2027년부터 약 230여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쿠세권이 확대됨에 따라, 지방의 '와우 멤버십' 가입자들도 불필요한 추가 배송료와 이동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쿠팡이 새롭게 진출하는 지역은 상당수 산간벽지 등 도서산간지역이 포함돼 있다.

쿠팡은 이와 같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로켓배송 사용자는 물론, 와우 멤버십을 이용하는 약 1천400만명(2024년 10월 추산)의 회원을 대상으로 서비스의 실질적 만족감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무료 배송·배달·반품·직구와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 '5무(無)'가 가능한 와우 멤버십 혜택도 확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지난 10여 년간 쌓아온 풀필먼트 역량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장기간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유통업 전문가는 "쿠팡은 전국에 자체적인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과 손해를 감수해 왔다"며 "쿠팡은 하루아침에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해 일반적인 상식 이상의 공격적 투자를 감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부터 신세계·롯데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적어도 10년 이내로 이들이 쿠팡의 보유 역량과 노하우를 따라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또한 CFC가 계획처럼 전국적으로 확대될 경우 쿠팡의 캐시 카우인 와우 멤버십의 록인 효과(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효과)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쿠팡의 시장 내 독주 체제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업 전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경영학과 교수는 "특정 업체의 독과점 체제가 공고해질 경우 시장 내 영향력은 강력해질 수 있겠지만, 국내 사회·경제적 여건상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될 위험성도 함께 커진다"며 "쿠팡이 대관(對官) 업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등 규제 당국과 충돌하고, 법적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지 못할 경우 순식간에 시장 내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고 싶다면, 소비자는 물론 협력 업체, 경쟁사와의 긍정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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