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직원, 나 좋아하나?”…‘성적 과지각’ 그 영포티 착각

2025-10-23

“자신의 외모·옷차림·생각이 나이에 비해 젊다고 생각합니까?”

서울·경기 직장에 다니는 35~60세 남성 852명을 대상으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1%가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나이 들어 보인다고 답한 사람은 15.6%, 나이와 겉모습이 일치한다고 답한 사람은 3%에 불과했습니다.

이 연구는 곽금주(66·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가 2011년 진행했는데요. 발달심리학자인 곽 교수는 “대체로 중년기에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착각’을 한다”고 분석했죠.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 ‘젊다는 착각’은 ‘영포티(Young Forty)’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중심에 섰습니다. 10년 전 이 신조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자기 관리 철저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긍정적 의미의 ‘젊은 중년’을 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울리지 않는 최신 유행 옷을 입은 ‘젊은 척하는 중년’으로 통합니다. 젊은 여성들에게 환심을 사려는 40대를 비꼬아 ‘스윗 영포티’라고도 부르는데요. 어쩌다 영포티는 조롱의 대상이 됐을까요?

오늘 ‘더,마음’에서는 곽 교수와 영포티를 둘러싼 각 세대의 심리를 파헤칩니다. 왜 40대는 여전히 젊다고 느끼는지, 왜 2030세대는 영포티에게 반감을 갖는지, 억울한 영포티들의 속사정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곽 교수는 “중년이 인생의 사계절 중 가을이라면, 40대는 환절기에 속한다”라고 말합니다. 신체가 변하고, 사회적 책임이 늘어나면서 심리적으로 불안이 커지지만 “마음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청년처럼 젊어 보이고 싶은 마음, 그러나 이미 중년으로 불리는 현실. 그사이에 어떤 내적 갈등이 숨어 있을까요? 그리고 ‘젊은 척하는 중년’이 아니라 ‘자신감 있는 중년’으로 설 수 있는 법도 들어봤습니다.

📌돈으로 20대 흉내 낸다?

긍정의 의미였던 영포티가 조롱의 대상이 됐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대학교 1학년 때 생각해보면, 겨우 3~4세 차이인 복학생들이 늙은 것처럼 보입니다. 40대가 의학 기술 발달과 건강 관리로 과거보다 젊어졌다고 해도 20대 눈에는 늙어 보이죠. ‘영포티’를 넘어 ‘틀포티’(노년층 비하 표현인 ‘틀딱’과 영포티의 합성어)라는 말까지 쓰잖아요. 정작 40대가 된 사람들은 스스로 아직 젊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러한 인식의 간극이 충돌을 일으켰다고 생각해요.

유행 아이템을 사는 것도 놀림의 대상이 되더라고요.

인간은 내집단(우리 편)과 외집단(다른 편)을 구분하려고 합니다. 최근 집단을 더 쪼개서 형성하려는 경향이 커졌다고 생각해요. MZ세대라고 부르다가 요즘은 Z세대를 따로 봐요. 과거엔 영·호남 등 지역적으로 구분했는데 이젠 구·동 단위뿐 아니라 아파트 브랜드로도 집단을 쪼갭니다. 집단의 결속력이 강할수록 외집단에 대한 배척이 비례해서 강해져요. 20대 관점에서 40대는 외집단입니다. 자기들이 선호하고 즐기는 브랜드나 문화가 있어요. 40대가 경제력을 이용해 흉내 내니까 그 반발감이 조롱의 형태로 나타나는 거죠.

시대의 영향도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 영포티로 불리는 집단은 1990년대에 20대를 보낸 X세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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