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아, 행동주의 압박 속 ‘주주환원 강화’ 카드 만지작

2025-11-09

국내 그룹웨어 1위 기업 가비아에 대해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가 빠르게 지분을 늘리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들이 확보한 지분이 이미 창업자 보유량을 넘어섰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가비아의 반기보고서와 주식 보유 상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미리캐피탈매니지먼트가 가비아 주식 324만3617주(지분율 23.96%)를 확보, 창업자 및 특수관계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리캐피탈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가비아 주식을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직전보고일인 9월 16일 246만8717주(18.24%)에서 1개월 여만에 77만4900주(5.72%) 늘었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도 122만2873주(지분율 9.03%)를 갖고 있다. 직전 보고일인 3월 26일 108만8160주(8.04%)에서 13만4693주(0.99%) 증가했다.

가비아 창업자인 김홍국 대표이사는 본인 지분(18.30%)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 25.79%를 확보해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 4.07%를 포함시킬 경우 우호지분이 29.86%까지 늘어난다.

다만,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가 뜻을 같이 해 연대할 경우 이들의 지분 합계가 32.99%로, 김홍국 대표 측보다 3.13% 많다.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 모두 아직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걸지 않았지만, 내년 초 주주총회를 앞두고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가비아는 그동안 배당 등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다. 최근 3년간 가비아의 시가배당률은 최고 0.69%(2022년)에 그쳤고, 배당성향은 7.09%(2024년)가 최고였다. 모두 코스닥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주환원 강화 요구를 넘어 전면적인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이사나 감사 선임을 통해 일정부분 의사결정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할 가능성은 있다.

지난달 28일 얼라인파트너스는 공시를 통해 가비아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또 향후 가비아에 대해 경영권 영향 목적 관련 행위를 할 의도가 있으며, 구체적 계획이 수립되면 정정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혀 경영권 영향에 대한 뜻을 뚜렷하게 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임원의 선임과 해임, 직무정지, 이사회 등과 관련한 정관 변경, 자본금 변경, 합병, 분할 등과 관련해 직간접적 영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가비아 측은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 매입 증가와 보유목적 변경을 공시를 통해 파악하고 있으며, 미리캐피탈, 얼라인파트너스를 비롯한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비아 관계자는 “모든 주주의 가치 제고를 최우선에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리캐피탈과 얼라인파트너스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계획”이라며 “모든 주주와 건설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해 총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장에서 제기된 주가 정체, 배당 미흡, 투자자 소통 부족에 대한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투자자 소통 채널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시장에 공개해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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