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나를 찾아줘."
"나 이거 목숨 걸고 보내는 거야 살아서 보자."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속아 캄보디아로 향했던 여성 A씨가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살아돌아왔다. 외교부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한 취업사기 및 감금 피해가 계속 늘자 16일 오후 5시부터 캄보디아 내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 및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을 대상으로 취업사기·감금 피해가 주로 발생해온 수도 프놈펜 및 시하누크빌주(州), 캄폿주 보코산 지역과 캄보디아-베트남 국경 지역에 위치한 바벳시(市)를 대상으로 여행경보를 상향했다. 프놈펜시에는 2단계(여행자제), 시하누크빌주와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시에는 특별여행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이번 조정에 따라 캄보디아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가 내려진 지역은 프놈펜, 특별여행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은 웃더민체이주, 프레아비히어주, 반테이민체이주, 파일린주, 바탐방주, 푸르사트주, 코콩주, 시하누크빌주, 캄폿주 보코산 지역, 바벳주 등이다. 이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는 1단계(여행유의) 경보가 발령됐다.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되는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 국민들은 방문을 취소·연기해 주기 바란다"며 "해당 지역에 체류 중인 국민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캄보디아 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여행경보 추가 조정 필요성 등을 지속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뉴스1은 최근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생환한 한국인 여성 A씨 서면 인터뷰를 공개했다. 디자인 일을 구하던 A씨는 간판이나 포스터, 명함 디자인을 해주면 단기 알바로 350만~400만 원을 준다는 알바 공고에 혹해 캄보디아로 향하게 됐다.
그러나 A씨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현지 범죄조직 조직원들은 칼로 협박하며 A씨를 차에 태웠고 목을 졸라 기절시켰다. A씨가 눈을 뜬 곳은 범죄조직의 근거지로, 폐허같은 숙소에 식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범행을 거절하면 물고문이 이어졌다. 주변에는 쇠파이프나 전기고문 기구도 목격됐다. 고문 중에 "살려 달라"라고 말하면 더 심한 폭력이 돌아왔다.
A씨는 그곳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겨져 강제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A씨는 범죄조직이 쓰던 텔레그램을 잠시 쓸 수 있게 돼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A씨의 아버지가 상황을 알게 됐고, 평소 명함을 받아두었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에게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
의원실 비서관은 외교부와 국정원에 상황을 알렸다. 문자 수신 사흘 뒤 현지 경찰이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의 한 건물을 급습했다. 문을 열자 쇠사슬에 묶여 있던 민정 씨와 함께 한국인 13명이 더 발견됐다. 모두 범죄조직에 납치돼 감금돼 있던 사람들이었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2022년 1건에 불과했던 캄보디아 취업 사기·감금 피해 신고 건수는 2023년 17건, 2024년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7월까지만 해도 252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정부는 사건 대응을 위해 캄보디아 영사 인력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늘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