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전립선암 후보물질 반환···R&D 전략 '흔들'

2025-10-28

유한양행이 유빅스테라퓨틱스로부터 기술도입한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UBX-103'을 반환하며 연구개발(R&D)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7월 체결한 전세계 독점적 전용실시권 계약을 1년 3개월 만에 해지하면서 단순 계약 종료를 넘어 향후 성장동력 확보 계획의 불투명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유빅스테라퓨틱스와 체결한 전립선암 치료제 UBX-103 관련 계약을 해지하고 이미 지급한 계약금 50억원을 반환하지 않고 손실로 처리했다. 계약 규모는 총 1500억원에 달했지만 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1년여 만에 포기하면서 전략적 판단에 의문이 제기된다.

UBX-103은 전립선암 환자에서 과발현 또는 과활성화된 안드로겐 수용체(AR)를 표적 단백질 분해(TPD) 방식으로 억제하는 약물이다. 업계에서는 TPD가 차세대 항암제 개발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만큼 유한양행이 초기 단계 후보물질을 반환한 것은 R&D 전략에서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UBX-103 반환 배경으로 "임상 및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단순 전략 판단 이상의 문제를 지적한다. TPD 분야 경쟁사들은 이미 초기 후보물질을 기반으로 라이선스 계약과 글로벌 임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유한양행은 기술 선점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UBX-103 대신 고셔병 치료제 'YH35995'와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 임상 개발에 집중한다. 고셔병은 국내 환자가 100명 미만인 희귀질환이며 시장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실질적 매출 기대는 크지 않다. YH35995는 GL1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개발 중이나, 현재 임상 1상 진행 단계로 상업화까지는 최소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알레르기 신약 레시게르셉트(YH35324) 역시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앞서 1상에서는 혈중 유리 IgE 억제 활성이 확인됐으나 실제 임상 2상에서 대규모 유효성 확인과 상업화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국가 임상 진행과 비용 부담을 감안하면, 단기 내 매출 기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유한양행은 UBX-103과 별개로 프레이저테라퓨틱스와 TPD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기술 상업화 시점이나 시장 경쟁력 확보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지난해 7월 체결한 SPiDEM 기술 기반 계약이 있지만, 초기 단계 연구에 머무르는 만큼 단기 수익화와 시장 선점 효과는 제한적이다.

이번 UBX-103 반환은 단순 계약 해지 차원을 넘어 유한양행 R&D 전략의 방향성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흔드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TPD 기술은 글로벌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데 유한양행이 핵심 후보물질을 반환한 것은 기술 선점 실패와 전략적 우선순위 부재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고셔병과 알레르기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프레이저와의 TPD 협업도 지속한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종료가 사실상 TPD 분야에서 뒤처질 수 있음을 방증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술 상업화와 글로벌 임상 진입이 지연될수록 경쟁사 대비 늦은 시장 진입으로 인한 기회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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