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하루 두그릇만 드세요...산후조리라도 이럴 땐 위험 [Health&]

2025-08-03

지속가능한 친환경 식재료 해조류

항산화 성분·식이섬유 많이 함유

장내 독소 막아주고 노폐물 배출

파래는 철분 많아 피부 촉촉하게

칼륨 듬뿍 든 톳은 혈압 조절 도와

요즘 식품을 고를 때 ‘환경에도 좋은가’를 따지는 사람이 많아졌다. 건강뿐 아니라 지구를 위한 식사, 지속가능한 식단에 관심이 높다. 환경까지 살리는 식재료가 건강에도 이롭다는 점에서 해조류는 정서적 포만감까지도 만족하게 한다.

해조류는 노폐물을 배출하고 혈관 건강을 돕는 해독·항산화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조류 양식 자체도 친환경 생산 방식으로 인정받는다. 해조류는 양식 과정에서 바다의 탄소를 흡수하고 다양한 해양 생물을 품어주는 생태계 보호 역할을 한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해조류를 대규모로 양식하는 나라다. 이에 미국 항공우주국(나사)도 주목했다. 나사는 한국의 해조류 양식을 소개하며 “담수나 비료 없이도 자라기 때문에 다른 식량 생산 방식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라고 평가했다.

학생들에게 미식과 영양의 가치를 담은 ‘랍스터 급식’을 선사했던 주인공이자, GS그룹 사내식당 총괄매니저인 김민지 영양사는 “건강한 식단은 매일 반복 가능한 한 끼에서 시작된다”며 “해조류는 꾸준히 실천하는 식습관에 최적인 식재료”라고 말했다. 해조류의 재발견과 영양·풍미를 더 하는 요리·조리법을 알아본다.

1 면역·기분 조절 장내미생물 먹이

해조류는 장 건강의 바로미터인 ‘마이크로바이옴’을 말할 때 빼놓기 어렵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에 서식하는 수많은 유익균과 유해균의 군집을 뜻한다. 면역 기능과 염증 조절, 기분과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제2의 뇌’로 불린다.

해조류에는 미끈미끈한 점액 성분인 알긴산, 항산화 성분인 후코이단 등 특유의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사람이 소화하지 못하는 이런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프리바이오틱스)가 된다. 또 유익균·유해균의 균형을 맞추고, 장벽을 튼튼히 해 독소 유입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장내 미생물은 먹이가 부족해지면 장 점액층을 먹어 에너지원으로 쓴다. 식이섬유를 적절히 섭취하지 않으면, 장 점막이 약해지고 유해 물질 침투가 쉬워지는 셈이다.

2 부추·생강 곁들여 해독 작용 배로

해조류가 미역국, 도시락 김으로만 반복되는 식탁은 좀 아쉽다. 김민지 영양사는 “익숙한 방식만으로는 해조류 섭취의 지속성·효율성이 떨어진다”며 “해조류는 매일 식단에 넣을 수 있을 만큼 응용의 폭이 넓다. 창의적으로 조리하면 색다른 식감과 맛을 낸다”고 말했다.

예컨대 매생이를 넣은 스크램블드에그, 톳·다시마를 활용한 현미밥 샐러드, 미역 퓌레를 활용한 파스타 소스 등이다. 해조류는 또 식물성 단백질과 궁합이 좋다. 두부·병아리콩·견과류와 함께 먹으면 해독 효과와 포만감이 배가된다.

해조류 고유의 풍미가 부담스러운 이에게 도움되는 팁도 있다. 김 영양사는 “부추·생강·미나리 같은 향채소를 곁들이면 맛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재료들은 해조류의 해독 작용을 높이는 효과도 낸다. 해조류는 소량씩, 다양한 조합으로 꾸준히 섭취하는 게 좋다. 그는 “마른 해조류 기준, 하루 5g 정도만 먹어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3 “김·파래, 채식 위주 식사 보완”

해조류는 흔히 섬유질이 많은 다이어트 식품 정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알고 보면 해조류는 단백질·미네랄·칼슘·철분까지 풍부한 영양 식품이다. 공주대 식품영양학과 최미경 교수팀이 국내에서 자주 소비되는 해조류의 영양 성분을 분석한 결과(2023년), 말린 김은 무게의 절반 가까이가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뼈와 치아 건강을 돕는 칼슘은 미역(969㎎)·청각(800㎎)·꼬시래기(97㎎)에 풍부하다. 감태로도 불리는 가시파래는 철분의 보고다. 100g당 약 145㎎이 들었다. 다만 식물성 철분(비헴철)은 흡수율이 낮다. 고기나 비타민C가 풍부한 파프리카 등과 함께 먹으면 효과가 높아진다.

사슴뿔처럼 생긴 청각에는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구리가 풍부하다. 파래에는 피부 건강에 도움을 주는 몰리브덴이, 톳에는 나트륨 배출과 혈압 조절에 도움되는 칼륨이 많다. 마그네슘은 근육 수축, 신경 기능 유지, 혈압 안정에 필수인 미네랄이다. 가시파래·청각에 풍부하다.

김 영양사는 “김·파래는 채식 위주의 식사에 보완이 되는 식물성 단백질 식재료”라며 “칼슘 섭취가 중요한 시기엔 청각무침을 즐기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4 미역국은 하루 두 그릇 이내로

요오드는 미역·다시마 등 해조류에 많은 성분이다. 갑상샘호르몬 생성에 필수로, 이 호르몬은 에너지를 쓰는 속도를 조절해 여러 호르몬의 균형을 잡아준다.

요오드는 하루에 0.15㎎만 먹어도 충분하다. 2.4㎎은 넘지 말아야 한다. 예컨대 미역국 한 그릇(건조 미역 7g 기준)엔 요오드가 약 1.1㎎ 들었다. 두 그릇 이상 먹으면 상한선을 넘는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산후조리 중이어도 미역국을 하루 두 그릇 이내로 먹을 것을 권장한다.

요오드를 과하게 섭취하면 입·목·배에 통증이 생기거나 발열·메스꺼움·구토 같은 증상이 생긴다. 장기적으로는 갑상샘 기능 이상을 부를 위험이 있다. 다만 출산 후 한 달 정도 단기간에 요오드를 과하게 섭취하는 정도는 건강한 산모에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미역국을 먹을 땐 요오드 함량이 높은 다시마튀각·파래·김보다는 육류·두부·버섯과 함께하는 게 균형 잡힌 궁합이다.

요오드가 들어간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방사능 배출’ 효과를 내세우는 광고는 허위·과장이다. 식약처는 이런 제품을 사지 말라고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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