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재판

2025-01-23

솔로몬은 이스라엘 왕국의 제3대 왕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지혜의 은총을 입은 왕이다. 어느 날 두 여자가 왕 앞으로 나와 한 아이를 두고 서로 자기 아들이라고 우기기 시작했다. 이에 왕은 ‘아이를 둘로 나누어 주라!’고 판결했다. 이때 가짜 엄마는 ‘아이를 나누자’ 하고, 진짜 엄마는 ‘아이를 죽이지만 말아 달라’고 애원한다. 이에 왕은 ‘아이를 살려 달라’고 하는 여자를 진짜 엄마로 판결한다.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평온한 날 밤에 ‘계엄 선포’를 하고 일촉즉발 위기 속에서 국민과 국회, 일부 계엄군의 양심 있는 행동으로 계엄 해제가 되었지만, 국가는 그야말로 무정부 상태에 이르고 말았다. 그가 법원의 소환통지 우편물 수령을 끝내 거부함으로써 마침내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2025년 1월3일 오전 공수처가 집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통령경호처의 저지로 5시간 반 만에 철수했다.

1월15일 2차 집행에서 윤 대통령은 끝까지 버티려 했지만, 경호원들의 간접적 협조로 물리적 충돌 없이 경찰이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이 나라 법을 무시하고 있다. 법을 전공한 검사 출신으로서, 한 나라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준법 의지도 없는 사람이다. 국민은 각자 사정에 따라 억울하다고 여기는 법일지라도 따랐다. 그것이 나라의 질서를 유지하는 국민적 합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폭력으로 헌법을 무너뜨리면 앞으로 이 나라는 무엇으로 지탱한다는 말인가.

서울서부지법의 영장 발부는 위법이라며 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서부지법이 심리를 맡는다면 참석하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이 갑자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직접 출석했다. 그는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몸을 숨기며 “법치가 죽고 법 양심이 사라졌다”는 적반하장의 입장문을 통해 극우 지지자들의 소요를 부추겼다. 마침내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새벽 폭력배들이 공수처와 경찰, 언론인에게 폭행을 가하고 법원에 진입해 기물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것은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대통령이 국회를 무력으로 해산시키려 했고 그것도 모자라 사법부를 초토화했다. 윤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한 치졸한 폭력집단의 수괴에 불과한 사람이란 것이 드러나고 있다.

솔로몬의 재판에서 가짜 엄마에게 아이는 ‘생명’이 아니라 ‘전리품’이다. 찢어서 가져올 만큼 가져오면 되는 것이다. ‘아이를 죽이지만 말아 달라’고 애원하는 진짜 엄마를 비웃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을 되살릴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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