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엔비디아 블랙웰울트라 GPU를 탑재한 서버를 구매할 때 비용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블랙웰울트라의 GPU 개수 계산 방법을 변경하면서, 블랙웰울트라(B300) 탑재 서버를 구매하는 경우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라이선스가 2배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엔비디아는 연례 컨퍼런스 ‘GTC2025’에서 블랙웰 아키텍처 신제품인 블랙웰울트라와 차세대 슈퍼칩 로드맵을 공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기조연설에서 “내가 했던 실수 중 하나인데, 사실 블랙웰은 칩 하나에 GPU 2개가 들어간 것이고, 우린 그 칩을 GPU라고 불렀는데 그건 잘못된 것”이라며 “그 이유는 NV링크의 모든 명명법 같은 것을 망가뜨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랙웰로 돌아가서 고치지는 않을 것이고, 앞으로 NV링크144라고 말하면 그건 단지 144개의 GPU에 연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각 GPU는 GPU 다이이고, 어떤 패키지로든 조립될 수 있고, 조립 방식은 때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작년 호퍼 아키텍처를 잇는 블랙웰 아키텍처를 발표했다. 블랙웰은 내부적으로 GPU 다이 2개를 C2C(Chip to Chip) 인터커넥트로 연결한 칩렛 구조로 만들어졌다.
그동안 엔비디아는 블랙웰의 GPU 수를 SXM 모듈 단위로 계산해왔다. 과거엔 GPU 하나가 하나의 SXM 모듈에 들어갔에 문제되지 않지만, 블랙웰부터 SXM 모듈 하나에 2개의 GPU를 넣으면서 문제가 됐다.
젠슨 황의 발언은 블랙웰부터 계산법을 원칙적인 GPU 수로 세는 것으로 변경한다는 얘기였다. 이는 전반적인 엔비디아 제품 구매 비용을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엔터프라이즈용 GPU 제품을 판매하면서 ‘엔비디아 추론 마이크로서비스’나 SDK 등 다양한 AI 프레임워크와 개발도구를 포함하는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함께 공급한다.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는 구독형 소프트웨어이며 GPU 하나 당 연간 4500달러, 혹은 클라우드에서 시간당 1달러를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다.
만약 블랙웰 B200 GPU 모듈 8개를 장착한 HGX B200 서버를 구매하면, 연간 3만6000달러, 혹은 시간당 8달러의 비용을 내고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엔비디아는 새롭게 출시할 블랙웰울트라(H300)에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H300 모듈 하나를 구매하면 2개의 GPU를 구매하는 것으로 계산하고,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라이선스도 2배로 늘어날 수 있다.
출시 예고된 HGX H300 NVL16의 경우 소비자는 장비 하나당 16개의 GPU를 구매하는 게 된다. NV링크로 연결되는 GPU 수가 기본적으로 16개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화는 블랙웰울트라에서 C2C 인터커넥트가 없어진 데서 기인한다. 블랙웰울트라는 전작처럼 2개의 GPU 다이를 가졌지만, 하나의 GPU 다이가 인터커넥트 없이 NV링크 스위치를 거쳐 다른 GPU 다이의 HBM에 접근한다.

이안 벅 엔비디아 하이퍼스케일 및 HPC컴퓨팅 부사장은 이같은 변경을 “더 나은 전력 효율성과 발열 제어를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이같은 GPU 계산법은 HGX 제품에 한정된다. HGX는 엔비디아 GPU를 탑재하는 서버 OEM 제품이다. 엔비디아 CPU와 GPU를 통합해 제공하는 DGX GB300 서버 제품은 GPU 다이 사이에 C2C 인터페이스를 유지해 HBM을 공유한다. 이 경우는 GPU를 하나로 간주한다.
하지만 블랙웰울트라 다음 세대의 슈퍼칩 제품인 베라루빈의 경우 GPU 수를 별도로 계산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엔비디아는 베라루빈(VR) 아키텍처를 탑재하는 DGX에 NVL144란 딱지를 덧붙였다. 이는 NV링크와 NV스위치 기술에 새로운 변경이 없는 한 B300처럼 모듈 하나를 2개의 GPU로 계산한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게 한다.

2027년 출시될 베라루빈 울트라의 경우 루빈 GPU 2개를 연결한 형태다. 베라루빈 울트라를 구매하려면 한번에 4개의 GPU를 구매하게 된다는 얘기다. 랙당 576개의 루빈울트라를 탑재한 DGX 루빈울트라는 LVL576으로 표기된다.
엔비디아는 아직 블랙웰울트라 가격과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에 대한 구체적 변경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