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미국 등에서 이미 시행 중인 '입지별 가격제'를 일본에 처음으로 도입한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의 중심지나 공항 등 임대료·인건비가 높은 지점에 한해 음료 가격을 더 비싸게 받겠다는 것인데, 일본 내 출점 확대를 추진 중인 스타벅스가 수익 향상 및 고객 수 유지를 위해 결정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스타벅스재팬이 2월 15일부터 전국 지점의 약 30%에 해당하는 600여개 지점을 대상으로 '입지별 가격제'를 도입해 음료 가격이 최대 6% 인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도쿄 23구에 있는 모든 지점과 오사카, 나고야의 일부 중심지에 위치한 지점의 음료 가격은 세금을 제외하고 4엔~28엔(약 37~262원) 오를 전망이다. 톨 사이즈 드립커피를 이들 지점의 매장에서 마실 경우 기존 가격이 420엔(약 3940원)이었는데, 440엔(약 4128원)으로 오른다.
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 임대료나 인건비가 비싼 지점들도 가격 인상 대상이다. 이들 지점은 세금을 제외하고 13~32엔(약 121원~300원)이 올릴 계획이다. 원래 420엔이었던 톨 사이즈 드립커피(매장 취식)는 445엔(약 4174원)까지 오른다.
스타벅스는 원두 조달가 및 인건비 인상 등을 이유로 일본 내 음료 가격을 2022년부터 4년 연속 올려왔다. 톨 사이즈 드립커피의 경우 2019년 말 대비 약 30% 가격이 인상됐다.
가격을 올리는 대신 서비스를 추가했다. 기존에는 카페라테 등을 주문할 때 우유를 두유로 변경하면 55엔(약 516원) 정도를 내야 했는데, 이를 2월 15일부터 무료화한다. 우유를 아몬드 우유나 귀리 우유(오트밀크) 등으로 바꾸는 서비스의 무료화도 현재 검토 중이다.
스타벅스는 입지별 가격제 도입 이유에 대해 "입지나 상권에 맞춘 정기적인 가격 재검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스타벅스는 일본 내 출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입지별 가격제로 세심하게 가격을 조정해서 수익 향상과 고객 수 유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스타벅스의 완전 자회사인 스타벅스재팬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991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일본 내 커피 가맹점 중에선 가장 큰 규모다. 한국 스타벅스는 일본과 달리 신세계그룹이 최대 주주인데, 같은 기간 전국 2009개의 지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스타벅스 매장 수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