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스트(PC사랑)=정운]
미국 30세 이하 37%, 소셜미디어 통해 뉴스 인플루언서 정보 접해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백안시가 계속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팟캐스터, 유튜버 등 소위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전략으로 특히 젊은 보수 남성 유권자들의 표를 모았다. 여기에는 2008년생인 막내아들 배런 트럼프의 조언이 컸다고 한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성인의 21%, 30세 이하의 경우 37%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 인플루언서의 정보를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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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스 인플루언서 77% 언론 경력 전무
지난 1월 28일, 첫 브리핑을 가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레거시 미디어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1인 미디어에게도 백악관 브리핑룸의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AP 통신 출입 기자에게 주어졌던 첫 질문의 관행을 깨고, 온라인 미디어인 악시오스와 브레이트바트에 첫 질문을 넘겼다. 실제로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를 포함해 약 7,400명이 백악관 출입증을 신청한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뉴스 인플루언서들의 전문성 부족이라는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뉴스 인플루언서의 77%가 언론 경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상위 150개 정치 관련 틱톡 계정 중 절반 이상이 언론인이 아닌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운영한다는 미국 기업 크레도아이큐의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분야에서 뉴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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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크뉴스, ‘우리 편’ 언론과 ‘저쪽 편’ 지라시를 구별하는 수단으로 변질
‘페이크뉴스’라는 단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을 잘 나타낸다. 뉴욕타임스, CNN와 같은 세계적 권위를 가진 래거시미디어가 생산한 뉴스도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거나 뜻에 거슬리면 바로 '페이크뉴스'로 간주했다. 사실,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즐겨 쓰는 '페이크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정치적 수사와 도구로 활용한 것이다.
페이크뉴스는 이제 ‘우리 편’ 언론과 ‘저쪽 편’ 지라시를 구별하는 기준이 됐다. 뉴스의 정확성이나 완성도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최소한의 역량이나 윤리를 갖추지 않은 팟캐스터, 유튜버 등도 우리가 지지하는 내용을 전한다면 언론인으로 인정받는다.
또한, 페이크뉴스는 언론과 지라시를 믿는 '적군'을 구분 짓는 도구가 된다. 싸워서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기에, 서로의 이해나 합의를 위한 논의는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 인플루언서는 소셜미디어를 무기로 정치인을 능가하는 전장의 선봉장 역할을 하며, 많은 뉴스 인플루언서들이 페이크뉴스를 활용하거나, 페이크뉴스를 통해 언론인의 지위를 얻고 정치 진영의 핵심 세력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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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65.1%, 소셜미디어가 언론 역할한다고 믿어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로 뉴스 인플루언서에 대한 경계가 높아졌지만, 영향력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소셜미디어에서 뉴스·시사정보를 이용한다는 성인 응답자는 35.9%였다. 이는 미국의 21%에 거의 두 배에 이르는 매우 높은 수치다.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로는 유튜브(60.1%)가 가장 많았다.
한편 소셜미디어가 언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65.1%였다. 이들 중 공식적인 언론사의 채널이 언론 역할을 한다는 응답은 87.4%, 전현직 언론인이 시사정보를 직접 생산 및 운영하는 채널이 언론 역할을 한다는 응답은 63.5%였다. 하지만 뉴스를 모으거나 편집하여 공유하는 채널(45.4%)과 개인 유튜버와 BJ가 운영하는 시사정보 채널(22.8%)이 언론 역할을 한다는 응답 역시 적지 않았다.
래거시미디어가 자신에게 부여된 사회적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언론 경험이 전무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언론인으로 판단하고 이들의 소셜미디어를 뉴스미디어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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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 진실보다는 선정성 선택이 문제
늘 그렇듯이 지금도 정치권력은 페이크뉴스를 남발하거나 본인들의 이익에 따라 뉴스 인플루언서를 이용하거나 묵인하고 있다. 물론 저널리즘 측면 또는 사안에 따라 기성 언론인과 언론사 뉴스룸을 뛰어넘는 역량을 가진 뉴스 인플루언서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정치권력은 때때로 진실성보다는 선정성을 선택함으로써 시민에게 주목받고 시민의 눈을 가리고자 한다. 이를 이용하거나 여기에 이용되는 뉴스 인플루언서들이 소셜미디어에 난무한다.
유사 언론 행위를 통해 사실을 호도하고 진실을 가리는 이들을 지금 언론 관련 법제도에서 직접적으로 규제할 방안은 거의 없다. 현재로서는 언론으로 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권력이 적극적 입법 활동을 통해 뉴스 인플루언서의 유사 언론 행위를 규제할 수 있겠지만, 이 둘의 공생이 지속되는 한 실행은 요원하다.
<이 기사는 digitalpeep님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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