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년 만에 깨어난 에티오피아 화산...“화산재, 인도 넘어 중국까지 덮쳐”

2025-11-26

1만 2000년간 휴화산이었던 에티오피아의 하일리 구비 화산이 폭발했다.

AP 통신·CNN 방송 등에 따르면 협정세계시(UTC) 기준 23일 오전 8시 30분께 에티오피아 북부 아파르 지역에 있는 하일리 구비 화산이 큰 진동과 함께 분화를 시작해 엄청난 양의 화산재 구름을 대기로 뿜어냈다.

이 지역 행정관인 모하메드 세이드는 “분화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화산재가 인근 마을을 덮어 지역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번 분화로 주요 방목지들이 파괴돼 목축업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이날 분화 당시 엄청난 폭발음이 이어져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한 주민은 “마치 폭탄이 떨어져 연기와 재가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화산재 구름이 아라비아해를 넘어 동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툴루즈 화산재 자문 센터에 따르면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 구름이 예멘, 오판, 파키스탄, 인도로 이동했다.

파키스탄 기상청은 24일 화산재가 영공에 도달하자 경고를 발령했으며, 인도 민간항공부는 예방적 차원에서 여러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을 취소했다. 다만 심각한 대기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도 델리는 화산재가 오히려 높은 고도로 올라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인도 기상청은 화산재가 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화산 폭발로 생겨난 화산재 구름은 현재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인도 하늘에서는 곧 화산재 구름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에피오피아 당국에 따르면 하일리 구비 화산은 약 1만2000년간 분화하지 않고 잠들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이 시작된 이후는 물론, 홀로세(약 1만1700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질 시대)가 동안에도 분화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화산은 아프리카 대륙이 매우 느리게 갈라지면서 지진과 화산 폭발을 일으키는 지각판 지역인 아파르 열곡대에 위치해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 열곡대에 위치한 화산 폭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 분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 7월에는 하일리 구비 화산과 불과 11km 떨어진 거리에 있는 에르타 알레 화산이 분화한 바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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