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운동, 뇌 속 ‘노폐물 청소’ 돕는다…서울대 연구 논문 발표

2025-04-16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우리 몸이 튼튼해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운동이 몸뿐 아니라 뇌의 건강을 지키는 데도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최승홍 교수팀은 12주 동안 주 3회씩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한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운동이 사람의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봤다.

우리 뇌 속에는 글림파틱 시스템이라는 일종의 ‘청소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뇌 속에서 생긴 노폐물을 깨끗이 청소해서 몸 밖으로 내보낸다. 뇌에는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단백질이라는 해로운 물질들이 쌓일 수 있다. 이 물질들이 쌓이면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뇌질환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뇌의 청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꾸준히 운동한 그룹에서 뇌의 청소 시스템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것이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뇌 안에 있는 ‘기저핵(푸타멘)’이라는 중요한 부분에서 노폐물을 씻어내는 흐름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뇌에서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통로인 뇌막 림프관도 더 커지고 활발해졌다. 하지만 단지 하루만 운동한 그룹에서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들의 피를 조사했더니,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들은 줄어들고 몸의 면역을 돕는 물질들은 오히려 늘었다. 즉, 꾸준한 운동은 뇌 건강뿐 아니라 몸 전체의 면역력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약이나 치료 없이도 규칙적인 운동만으로 치매와 같은 뇌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를 주도한 최승홍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규칙적이고 장기적인 운동이 뇌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습관임을 확인한 연구”라며 “앞으로도 운동이 뇌를 어떻게 건강하게 만드는지 연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 박성홍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김유겸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기여했다. 유노을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김준희 서울대 의학연구원 방사선의학연구소 연구조교수, 문효열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교육과 교수 등 3명이 공동 1저자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는 “뇌의 노폐물 배출에 핵심 역할을 하는 글림파틱 시스템과 뇌막 림프관은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독성 단백질 제거에 중요하다”며 “본 연구는 장기간 규칙적 유산소 운동이 글림파틱 흐름과 뇌막 림프관 기능을 강화하여 치매 위험을 잠재적으로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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