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LH 매입임대주택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
인근 주택 실거래가보다 비싸게 사들이는 경우도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정부가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7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2021~2025.6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실련은 분석 배경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LH의 공공택지 매각을 비판하며 개혁의지를 드러냈지만 9.7대책에는 신축매입임대를 수도권에서만 14만호 공급하겠다고 밝혔다"며 "혈세낭비는 물론 집값 상승마저 부추기는 매입임대는 결코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경실련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매입임대주택사업은 국가교통부 장관의 의지에 영향을 받았다. 총 매입금액은 박상우 장관 10조4000억원(5만7363호), 원희룡 장관 4조7000억원(1만5524호), 노형욱 장관 4조2000억원(1만6050호), 변창흠 장관 1조8000억원(6917호)순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매입 금액은 박상우 장관 5830억원, 변참흠 장관 3559억원, 노형욱 장관 3514억원, 원희룡 장관 2487억원이다. 호당가격은 변창흠 2억8000만원, 박상우 2억6000만원, 원희룡 2억6000만원, 노형욱 2억3000만원이었으며, 공급면적 1㎡당 가격은 변창흠 1500만원, 박상우 1200만원, 원희룡 1200만 원, 노형욱 1100만원으로 나타났다. 박상우 장관은 매입임대를 가장 많이 사들인 장관이었고 변창흠 장관은 가장 비싸게 매입임대를 사들인 장관이었다.
경실련은 "신축약정매입임대주택(신축매입임대)은 민간업자들이 기존주택을 사들인 후 그 자리에 비아파트 주택을 새로 지어 LH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며 "신축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민간업자의 토지매입비용 및 건축비 거품 등이 모두 가격에 반영돼 예산낭비는 더욱 커지고 주변 집값까지 올라갈 위험이 크다"고 비판했다.
연도별 신축·기축 매입임대주택 매입금액 및 호수 변화 분석 결과에 따르면 5년간 신축매입임대주택 매입금액은 17조8000억원(8만1135호)이며, 기존 주택매입은 3조4000억원(1만4719호)이다. 기존주택을 사들이는 금액보다 신축을 사들이는 금액이 14조원(6만6416호) 더 많다.
LH 신축매입임대주택이 얼마나 비싼지 확인하기 위해 매입가격과 분양원가를 비교한 결과도 나왔다. SH의 한 주택 분양원가의 평당 분양원가는 1880만원이며, 25평 적용 시 4억7000만원이다. LH 신축매입 오피스텔 매입가격은 8000만원이 더 비싼 5억4000만원이다. LH 약정매입 다세대 매입가격은 공공아파트 분양원가보다 3억1000만원이 더 비싼 7억8000만원이다. 경실련은 "신축매입 다세대 2채를 사들이는 값이면 강남권에 공공아파트를 세 채를 짓고도 돈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사들인 한 주택은 근처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오피스텔의 실거래가격보다 1억3000만원 비싸게 집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LH가 산 주택 역시 역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오피스텔의 실거래가격과 비교한 결과 6천만원 비싸게 집을 산 것으로 분석됐다.
경실련은 "혈세를 잘 활용해 공공아파트를 짓는 대신 매입임대 주택을 사들이는 것은 혈세 낭비가 분명하다"며 "전임 국토부 장관의 말처럼 내 돈이면 이 가격에 샀을지 의문이 드는 게 매입임대 주택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재명 정부가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것 ▲LH는 신축약정매입 방식매입 전면 중단하고 공공주택은 직접지어 공급할 것 ▲매입임대 주택 정보를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할 것을 주장했다.
gdy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