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 6조7889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
"기업 경영에 막대한 지장"..."기업 간 임금격차 심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시 경제적 비용과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기업 경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이 10일 발표한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시 경제적 비용과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법리(재직자 조건이 있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를 변경해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할 경우, 연간 약 6조7889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부담은 법리 변경으로 영향을 받는 기업(전체 기업의 26.7%로 추정)의 1년 치 당기순이익의 14.7%에 달하며 3년 치 소급분을 일시에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영향을 받는 기업 전체 당기순이익의 44.2%에 달하는 규모이기 때문에 기업 경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한,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연간 9만2000명 이상을 고용할 수 있는 인건비에 해당하며,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청년실업자에게 1인당 연간 2794만원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상당한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직자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정기상여금의 비중이 높고 초과근로가 많은 대기업 근로자에게 임금 증가 혜택이 집중됨으로써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의하면 29인 이하 사업장 전체 근로자와 30~299인 사업장 근로자 중 임금 증가 혜택을 받게 되는 근로자 사이 월 임금총액 격차는 기존 월 107만1000원에서 120만2000원으로 13만1000원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9인 이하 사업장 전체 근로자와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중 임금 증가 혜택을 받게 되는 근로자와의 월 임금총액 격차는 기존 월 321만9000원에서 351만7000원으로 29만8000원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법원이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내린 판결을 변경할 경우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되는 근로자가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에게 집중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업장 규모 간 임금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될 경우 기업에게는 상당한 재무적 부담이 발생하고,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더욱 확대되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런 부작용을 감안할 경우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판시한 통상임금 관련 법리를 또다시 변경하여 재직자 조건이 부가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만 할 필요성이 있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경총은 "대법원 스스로 지난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를 또다시 변경한다면 그간 대법원 판결을 신뢰하여 이루어진 노사 간 합의는 그 효력을 잃게 되고, 기업경영과 노사관계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기업부담과 현장의 혼란을 감안할 때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판시한 고정성과 관련한 통상임금 법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