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중국에서 AI 시대 미래 열 것”

2025-07-16

첨단기술 전시서 협력 의지

중국 제조 로봇 선보이기도

테슬라·HP 등 부스는 ‘한산’

해외 구매자도 눈에 안 띄어

첨단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들어 세 번째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 협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황 CEO는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 개막식 축사에서 “중국의 초고속 혁신을 이끈 영웅은 연구자와 개발자, 기업가다. 150만명 이상의 중국 개발자가 혁신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오늘의 엔비디아를 만들었다”며 중국을 추켜세웠다.

그는 중국 기술 기업들을 나열하며 “딥시크와 알리바바, 텐센트, 미니맥스, 바이두의 어니봇 같은 인공지능(AI) 모델들은 세계적 수준이고 이곳에서 개발돼 개방적으로 공유됐으며 세계적인 AI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새로운 산업혁명과 놀라운 중국 공급망 생태계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촉발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중국에서 운영을 지속하고 친구들과 함께 AI 시대의 번영과 미래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촉진회가 해마다 주최하는 공급망박람회는 3회째를 맞았다. 이 박람회는 그간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분리 전략 등의 영향으로 미국·유럽 등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황 CEO가 축사하고 엔비디아가 처음 부스를 차려 화제를 모았다.

대만계 미국인인 황 CEO는 이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고가의 검은색 가죽 재킷 대신 중국 전통의상을 입어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청나라 시대 복식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당복을 입고 양 소매를 접어 올려 전통 무늬가 그려진 안감이 보이게 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를 두고 “중국 문화에 대한 존중이자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반영한 행보”라고 평가했다.

황 CEO는 이날 축사에서 “나는 중국인이지만 미국에서 자랐다”거나 “나의 모국어는 중국어인데 다섯 살 때부터는 안 썼다”고 말하는 등 자신과 중국의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축사 대부분을 영어로 했지만 중국의 경제 실세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및 내빈들에게 인사하는 대목에선 중국어를 사용했다.

황 CEO는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도 올해만 세 번째 중국을 방문했다. 전날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중국 수출을 불허했던 자사의 AI 칩 H20의 중국 판매가 가능해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엔비디아 부스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해당 부스엔 중국 업체들이 만든 로봇이 전시됐다.

이번 공급망박람회에는 엔비디아 외에도 테슬라, 마이크론, HP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이 참여했다. 유럽 우주항공 기업 에어버스도 처음 박람회를 찾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시관은 한산했다. 참가 업체 대다수가 중국 업체들이었고 박람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로봇을 비롯해 중국 제품과 기술을 홍보하는 것에 가까웠다.

중국 각 지방에서 온 견학단은 많이 보였지만 해외 구매자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공급망박람회는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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