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368〉 [AC협회장 주간록78] 연임, 더 큰 책임의 1년

2025-10-12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이사회가 협회장 임기의 1년 연임을 의결했다. 이번 결정은 업계가 요구하는 책임과 사명에 따른 것이다. 초기투자 생태계가 직면한 제도적 과제를 해결하고 한국형 모델을 세계 무대에 올려야 한다는 공동의 책무가 주어진 것이다.

초기투자 제도화는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굵직한 궤적을 남겼다. 2016년 창업기획자 법 제정, 2017년 첫 등록사 29개 출범은 창업 초기라는 취약한 구간에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사건이었다. 2020년 팁스 운영사들을 중심으로 초기투자기관협회가 설립이 됐다. 이후 두 개 협회가 각각 활동했지만, 분절된 목소리로는 변화의 힘이 약했다. 2024년 통합은 업계 전체가 하나의 대표성을 갖게 된 순간이었다. 이는 제도 개선과 정책 대응을 위한 토대가 됐다.

통합 이후 협회는 빠르게 성과를 쌓았다. 회원사 260개를 돌파했고 서울·경기·대전·부산으로 이어지는 전국 거점 체계를 마련했다. 베트남 호찌민과 중국 상하이에 해외 거점도 확보했다. 연 300억원 규모 LIPS 사업 수주, 윤리·준법경영 체계 확립, 창업기획자의 경영지배 목적형 투자 허용, 개인투자조합 법인 출자비율 상향 등 제도 개선도 이어졌다.

이 성과들은 협회가 업계 단체를 넘어 창업투자 산업의 제도적 주체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은 투자의무비율 완화다. 현행 3년 중심의 구조는 기술과 시장성을 검증한 4~5년차 기업에 투자 공백을 만든다. 도약해야 할 시점에 자금이 끊기는 구조는 스타트업 데스밸리를 심화시킨다. 업계가 지속 성장하려면 의무 기간을 5년으로 조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제도 수정이 아니라 기업 생존과 성장의 기반을 보장하는 일이다.

앞으로 협회는 세 가지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 투자자 역할은 자본 공급을 넘어 창업과 성장을 함께 설계하는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 스타트업 스튜디오 모델을 정착시켜 직접 창업·투자·보육을 병행하는 체계를 확산시켜야 한다. 둘째, 지역 균형 발전이다. 대전과 부산 본부를 거점으로 지자체·대학·공공형 AC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역과 수도권, 글로벌을 잇는 삼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글로벌 확장이다. 동남아와 MENA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한국형 초기투자 모델을 수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시작된 호찌민과 상하이 거점은 그 출발점이다.

정책 개선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 경영지배 목적형 투자 허용, 개인투자조합 법인 출자비율 상향, 중기부 AC향 모태펀드 확대, 농림수산식품 모태펀드 AC 참여 허용 등은 협회의 공동 행동으로 얻은 성과였다. 이제는 투자의무비율 완화를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업계는 건전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축적하고, 정부와 국회는 현실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제도와 시장이 맞물려야 창업생태계는 지속 가능한 구조로 나아갈 수 있다.

2017년 29개사에서 시작한 작은 불씨는 지금 260개사 네트워크로 확장됐다. 협회의 성장은 곧 한국 창업생태계의 성장 서사였다. 이제는 그 성장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세계로 확장해야 한다. 연임은 새로운 기회가 아니라 더 큰 책임이다. 협회는 남은 임기 동안 업계 전체의 사명을 이어가며, 제도의 틀을 바꾸고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초기투자 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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