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는 ‘하늘의 설국열차’다, 장국영이 사랑한 호텔의 25층

2025-01-22

오늘에야 보따리를 푼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정확히 말하면 먹을 게 너무 많아서 여태 미뤄뒀던 이야기. 바로 술이다. 홍콩은 먹을 데가 많아서 마실 곳도 넘쳐 난다. 구룡반도의 3대 번화가 ‘야우침몽(油尖旺‧야우마테이+침사추이+몽콕)’, 홍콩섬의 센트럴(中環)‧코즈웨이베이(銅鑼灣) 등지에 못해도 1000곳이 넘는 술집이 몰려 있다. 홍콩의 아침을 여는 음식이 콘지(粥·죽)라면 홍콩의 밤을 밝히는 건 알코올이다.

홍콩 사람도 한국 사람처럼 술 없이는 못 산다. 태생적으로 시원한 맥주가 당기는 고온 다습한 땅이고(홍콩 주류 시장의 53%를 맥주가 차지한다), 긴 세월 영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살다 보니 서러운 일도 많았으며, 고속 성장을 이뤄냈던 1960~80년대에는 샴페인도 꽤 터뜨렸다.

무엇보다 홍콩은 정부가 앞장서 ‘술 권하는 사회’다. 2008년 알코올 도수 30도 미만 주류에 붙였던 세금을 없앤 것이 가장 극단적인 사건이다. 주세는 물론이고 관세까지 없애 버리자 홍콩은 금세 아시아 와인 시장을 장악했다. 국제와인기구(OIV)에 따르면 2001년 940L에 불과하던 홍콩의 연간 와인 소비량이 2021년 3070L로 20년 만에 200% 넘게 성장했다. 현재 홍콩의 연간 와인 수입액은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와이너리는커녕 포도밭도 없는 홍콩이 아시아 와인 시장의 센터로 거듭난 사연이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 이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자 재차 결단을 내렸다. 2024년 10월 도수 30도 이상 주류에 붙이던 세금을 100%에서 10%로 대폭 깎는 방침을 발표했다. 수입 가격이 200홍콩달러(약 3만7000원)를 초과하는 외국산 고급 주류에만 적용한다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주류 무역을 키워 요식업을 비롯한 관광산업을 두루 살리겠다는 목표는 분명하다.

아시아 주류 신의 ‘미쉐린 가이드’이자 ‘오스카’로 통하는 ‘아시아 50 베스트 바’에 오른 바 50곳 가운데 9곳이 홍콩에 있다(2024년 기준). 그중에서 6곳을 오늘 홍콩백끼가 소개한다. 3년 연속 아시아 왕좌에 올랐던 레전드 바도 있고, 홍콩에 ‘분자 칵테일’을 전파한 바, 세계 최고 높이의 루프탑 바도 있다. 특히 칵테일은 홍콩 나이트 라이프의 꽃이다.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는 어제 일이다. 오늘 밤에도 홍콩은 칵테일에 취한다.

홍콩백끼⑰ 칵테일 바

그래픽: [홍콩백끼 PICK] 이 칵테일 꼭 맛보세요!

아시아 No.1 - 코아

하늘 위에서 칵테일 한잔 - 오존

일본풍 설국열차 - 오브리

홍콩 MZ의 비밀 아지트 - 아이언 페어리

특급호텔 속 친근한 동네 술집 - 아르고

오감으로 즐기는 - 퀴너리

알아두기: 와인 덕후는 홍콩의 가을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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