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전자 갤럭시 기기에서 외부 알람 앱을 이용할 때 안드로이드 표준 기능 일부가 제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기본 앱으로 알람을 맞추면 화면 상단에 알람시계 모양 아이콘이 뜨지만, 이용자가 별도로 다운받은 알람 앱의 경우 이 아이콘이 ‘누락’된다. 알람 아이콘 표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상 기본 기능 중 하나인데, 서드파티(제3자) 앱 개발사들의 경쟁을 제한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갤럭시 기기는 기본 앱으로 탑재된 삼성 시계 앱과 안드로이드 기본 시계 서비스인 구글 시계 앱에서만 알람 아이콘을 활성화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알람 설정 시 화면 상단 상태표시줄에 시계모양 알람 아이콘을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 안드로이드 기본 설계와 갤럭시의 안드로이드 프레임워크를(프로그램의 기초 코드 집합) 비교해 보면 삼성 및 구글 시계 서비스를 제외한 외부 앱에 대해선 아이콘이 표시되지 않도록 설정이 추가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무궁 피키즈(‘슈퍼알람’ 운영사) 대표는 비즈한국에 “앱 마다 지문처럼 존재하는 식별 아이디로 구분해 자사 기본 앱과 구글 시계의 경우에만 상단 아이콘이 노출되도록 제어한 형태다. 타사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아이콘이 정상적으로 표시된다. 다른 외부 알람 앱 모두 동일하다”며 “서드파티 개발사들에 대해 아이콘 적용을 제한한 기술적, 정책적 근거를 문의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가 시작된 후 슈퍼알람 측은 29일 삼성전자 공식 커뮤니티 삼성멤버스에도 이와 관련해 문제제기를 했다. 삼성전자는 외부 앱 개발진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사용자 친화 서비스 구현을 목적으로 시스템 개선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기능 지원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만 외부 알람 앱으로도 동일한 아이콘이 생성된다면 기본 알람 앱과 혼동할 수 있다는 관점도 있어 여러 시각을 고려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콘이 표시되는 스마트폰 화면 상단은 좌우 영역이 구분된다. 왼쪽 상단에는 통신사와 시간 표기 외에 카카오톡 등 각종 앱 알림 메시지를 받을 때 아이콘이 뜨고, 제조사의 영역으로도 여겨지는 오른쪽 상단에서는 배터리, 데이터 및 블루투스 연결, 무음, 알람 아이콘 등이 나타난다. 김 대표는 “알람의 서비스 성격 특성상 이용자 경험에서 차이가 있다. 오른쪽 상단 아이콘 표시는 안드로이드에서 알람에 적용한 표준 기능이기도 하다. 알림 메시지를 ‘스와이프’(밀어서 지우기)하면 왼쪽에 떴던 아이콘도 같이 사라진다. 원치 않는 상황에 알람이 울리는 것 등을 이용자가 제어하기 위해서는 아이콘으로 현재 알람이 등록돼 있는 상태인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앱 생태계는 개방화 추세다. 앞서 국내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선(先) 탑재’ 앱에 따른 선택권 제한이 논의된 바 있다. 방통위는 2022년 갤럭시·아이폰 등 스마트폰 5종에 탑재된 앱을 점검하고 삭제 제한이 있던 63개의 선탑재 앱 중 삼성전자의 4개 앱에 대해 삭제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사례는 아이콘 등 일부 기능을 제어한 수준에 그쳤지만 자사 우대 행위의 성격이 있다는 지적이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타사 앱으로도 구현 가능한 기능을 배제하거나 방해하는 요소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 경쟁 측면에서 다른 앱 개발사들의 경쟁을 저해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열린 협업 철칙에 따라 고객에게 더 나은 갤럭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파트너사들과 개발 검토 및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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