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추천 이사진 5명 모두 가결...정치훈 대표는 사임
소액주주연대 제안 안건 모두 부결, 상근 감사 선임도 실패
의결권 제한·위임장 봉인함 반출 놓고 현장 마찰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배임·횡령 혐의로 20개월째 거래 정지 중인 대유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규 이사진을 선임했다. 정치훈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이법종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됐으나, 소액 주주들은 김우동 전 대표의 영향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견제 장치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대유는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 이법종·김명진 사내이사와 김기식 기타 비상무이사, 서장호·이영석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위임을 포함해 주주 2만 1808명이 참석했으며, 의결권 있는 주식 수의 60.66%(1499만 1266주)가 행사됐다.
정치훈 대표이사는 이법종 사내이사 선임 직후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으며, 이후 주총 의장은 이법종 신임 사내이사가 맡았다. 반면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정관 변경안과 이사·감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됐다. 정관 변경안은 찬성 713만 6171주를 얻었으나 특별 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상근감사 선임 과정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이사회가 추천한 문형찬 후보와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한 문기섭 후보 모두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는데, 소액주주연대 측은 회사가 대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의 의결권도 3%로 제한했다며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다.
대유는 지난달 28일 김우동 전 대표의 대유 지분 매각을 위한 우선 협상 대상자를 IBK투자증권에서 알펜루트자산운용(현 제이스이노베이션파트너스-알펜루트 신기술 투자조합 1호)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연대는 "IBK투자증권이 4개월 이상 한국거래소와 협의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알펜루트자산운용은 충분한 협의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며 "거래소가 요구하는 투자자와 자금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대는 또 "거래소는 횡령 배임으로 거래 정지된 회사에 대해 피해 금액 회복 노력, 최대 주주와의 관계 단절, 새로운 최대 주주의 경영 능력과 공신력, 내부 통제 재정비 등을 평가해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주총 종료 후에는 의결권 위임장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인함을 둘러싸고 소동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소액주주연대는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대유는 지난해 4월 26일부터 김우동 전 대표의 배임·횡령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거래 재개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요구하는 경영 투명성 확보와 김우동 전 대표와의 관계 단절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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