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동남아 지점 내부통제 ‘구멍’… 범죄 의심거래 일제 보고키로

2025-11-24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지점을 연달아 늘리고 있으나,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체계엔 미비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동남아발 범죄를 고려해 초국경 범죄가 의심되는 경우 금융사가 직접 현장을 점검하고 당국에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4일 금융감독원 및 16개 유관기관 등과 함께 초국경 범죄와 관련된 ‘자금세탁방지 유관기관협의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초국경 범죄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범죄와 관련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와 금융사의 역할을 논의했다.

FIU는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지점에서 자금세탁을 막기 위해 갖춰야 체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에 나섰다. 특히 금감원이 은행업권의 해외 지점·자회사에 대한 AML(자금세탁방지) 관리·감독 현황을 점검한 결과, 일부 은행은 서면점검에만 의존하는 등 내부통제상 허점을 노출했다. 자금세탁을 막기 위해선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형식적인 점검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FIU는 초국경 범죄가 의심되는 고객들에 대해서는 금융사 해외지점들이 확인을 한층 강화토록 했다. 동남아 소재 지점·자회사들에 대해서는 금융사들이 우선적으로 현장점검에 나서도록 하고, 당국 역시 향후 자금세탁방지 검사시 금융사 해외 지점과 자회사 관리실태를 철저히 점검할 방침이다. 업권별 특성에 맞게 AML 내부통제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보완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FIU는 금융사들과 협력하여 초국경 범죄 의심거래에 대한 분석과 보고를 시작했다고도 밝혔다. 이미 지난주 은행업권과 함께 일부 범죄 의심거래 유형을 분석하고 이를 추출하기 위한 기준에 대해 논의했으며, 은행업권은 해당 기준에 따라 의심거래 일제 보고를 실시하고 있다.

FIU는 범죄 의심거래에 대한 일제 보고를 향후 다른 업권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당국에 보고된 의심 거래들은 FIU의 전략분석을 거친 뒤 검찰과 경찰 등의 법집행기관에서 범죄조직 적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FIU는 초국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해외 FIU와 금융거래 정보를 공유하는 등 공조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형주 FIU 원장은 “이번 협의회는 초국경 범죄 대응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FIU는 캄보디아 사건에 한정하지 않고 향후 발생 가능한 초국경 범죄에 대한 대응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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