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프로그램 부활, 교양 인기…‘깊이’ 추구하는 시청자들 [D:방송 뷰]

2025-03-21

‘썰전’ 부활→‘질문들’ 인기

혼란한 정국 속 TV 시사프로그램 주목

국정 혼란 상황을 ‘토론’으로 고민하는 시사프로그램부터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다시 접하는 교양프로그램까지. 지식에 목마른 시청자들이 TV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지난 2월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손석희의 질문들’(이하 ‘질문들’)은 우리 사회 각 분야의 고민거리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위기의 한국 정치 질문이 필요한 시대’를 주제로 한 첫 회에서는 비상계엄 실패 이후 급변하는 정치 상황을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시민 작가가 분석했는데, 8,6%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후 ‘45년만의 비상계엄 탄핵 정국 속 벌어진 극우 유튜버의 폭동, 이 순간 언론이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를 고민하는가 하면, 영화감독 봉준호가 출연해 자신의 영화와 영화 산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시청률은 3~5%대를 오가며 주제에 따라 격차를 보이지만, 그럼에도 지금 필요한 주제를, 깊이 있게 파헤치는 토론의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후 JTBC는 정치 고수들이 현 시국, 뜨거운 현안들을 놓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특집 썰전’으로 높아진 정치에 대한 관심을 겨냥했으며, 최근에는 논리 부족과 양극단의 시대, 토론을 표방하는 시사프로그램 ‘논/쟁’을 새롭게 론칭하며 첨예한 이슈를 놓고 논쟁 중이다.

‘특집 썰전’의 최근 회차에서는 이철희 전 의원과 함께 국민의힘 여당 수석대변인 신동욱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 국민의힘 윤희석 전 선임대변인,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놔 주목을 받았으며, ‘논/쟁’에서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헌재 선고의 연관성 여부를 토론해 이목을 끌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독서’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유튜브 콘텐츠로 풀어낸 사례도 있다. MBC 유튜브 통해 과거 예능프로그램 ‘느낌표’ 속 코너 ‘책을 읽읍시다’가 부활, 독자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이 외에도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이경규가 이 시대 ‘양심’을 찾는 ‘양심 냉장고’를 부활시켜 추억을 자극했다.

도로 위 정지선을 지키는 양심적인 주인공을 찾았던 ‘양심 냉장고’ 속 주제를 새롭게 풀어 어린이보호구역 도로에서 적색 점멸등 앞 정지선에서 일시정지를 지키는 주인공, 지하철에서는 제작진이 흘린 지갑(유실물)을 유실물센터로 가져다주는 주인공을 찾는 등, 지금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TV 프로그램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TV 플랫폼이 과거 선보인 시사 또는 교양프로그램들을 ‘다시’ 재생하며 가치를 되새기고 있다. 넷플릭스가 SBS와 손잡고 SBS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가운데,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등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어 반갑다’는 반응을 보내고 있는 것. 올해 초 SBS가 구작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 ‘꼬꼬무’는 톱10 시리즈에서 순위가 3위까지 상승하기도 했었다.

이렇듯 TV 플랫폼이 선보이는 시사 또는 교양프로그램을 향한 시청자들의 ‘신뢰’는 여전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KBS에서는 최근 ‘아침마당’, ‘TV 쇼진품명품’ 등 긴 시간 시청자들을 만나 온 교양프로그램들의 경쟁력을 이유로 5년 이상 진행한 교양 프로그램 MC를 일괄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려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시청자들의 신뢰와는 별개로, 일부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면에서는 전같지 않은 성과를 내면서 유지조차 쉽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시청자들의 신뢰와 현실 사이, TV 플랫폼의 역할 되새길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일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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