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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맨체스터 시티 공격수 카드자 ‘버니’ 샤(28·자메이카)가 인종차별을 딛고 복귀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그는 골을 넣은 뒤 주먹을 치켜든 ‘블랙 파워 세리머니’로 인종차별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샤는 17일 영국 맨체스터 조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WSL 리버풀전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 승리로 맨시티는 최근 홈 2연패를 끊고 리그 4위 자리를 지켰다.
부상 복귀 후 첫 선발 출전한 샤는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지난해 12월 8일 다리 부상 이후 두 달여 만에 선발 명단에 복귀한 그는 힘과 세밀함이 결합된 뛰어난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샤는 첫 골읗 넣은 뒤 오른손 주먹을 들어 올리고 고개를 숙이는 ‘블랙 파워 세리머니’를 펼쳤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미국 육상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칼로스가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한 상징적인 동작이다.
샤는 최근 아스널전 이후 심각한 인종차별 피해를 겪었다. 지난 2일 아스널에 3-4로 패한 뒤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았고, 결국 며칠 뒤 리그컵 준결승에서 아스널과 재대결할 때는 정신적 충격으로 결장했다.
경기 후 샤는 세리머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가레스 테일러 맨시티 감독은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샤는 자부심 강한 흑인 여성이다. 우리는 그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팀 동료 로렌 헴프는 “샤는 최근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시 골을 넣는 장면을 보니 기쁘다”고 말했다.
샤는 이번 시즌 리그 11골로 득점 선두다. 두 경기 덜 치른 상황에서 잉글랜드 국가대표 알레시아 루소(아스널·8골)를 3골 차로 앞서 있다. 그는 맨시티에서도 2021년 이적 후 102경기에서 88골을 넣으며 지난 두 시즌 연속 구단 올해의 선수로 뽑혔다.
BBC는 “여자축구가 성장할수록 샤가 겪은 것과 같은 온라인 학대도 늘고 있다”며 “샤는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차별에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이어 “이날 조이 스타디움에서는 샤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팬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며 “샤는 자신의 방식대로 인종차별에 대한 답을 내놨고 그 답은 바로 골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