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배민, 딜리버리N 청산…정규직 라이더 고용 실험 실패

2025-11-24

배달의민족이 정규직 라이더를 고용하기 위해 만든 자회사인 '딜리버리N'을 청산한다. 지난 2022년 시작한 배민의 정규직 라이더 도입 실험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손자회사인 딜리버리N은 최근 이승민 대표 명의로 낸 사내 공지에서 오는 31일 청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민 대표는 “직고용 라이더를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딜리버리N은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법인을 정리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3PL 업무 등은 순차적으로 우아한청년들에 이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딜리버리N은 배민이 정규직 라이더를 고용하기 위해 2022년 7월 설립한 법인이다. 정규직에 대한 라이더 수요를 검증하는 것과 함께 국정감사에서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라이더 정규직 모델을 실험했다.

딜리버리N은 높은 임금과 복지를 제공하며 공격적으로 라이더 고용을 시도했다. 2023년 딜리버리N이 제시한 연봉은 약 4644만원이다. 인센티브·보험·유류비 지원 등 혜택도 제공했다. 일반적인 라이더가 특수고용직으로 일하며 받는 임금을 크게 웃도는 조건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정작 라이더의 참여율은 저조했다. 딜리버리N은 2022년 출범 당시 정규직 라이더 100명을 고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한때 수십 명의 라이더를 고용했지만, 최근에는 고용한 정규직 라이더가 10명 내외 수준까지 줄었다. 추가로 지원하는 라이더도 없어 결국 법인 청산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법인 청산 이유로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정규직 라이더 운영을 고민하고 노력했지만, 많은 라이더가 프리랜서 라이더로 전환했고, 현재 방식으로 회사를 존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배달 업계에서는 업계 1위인 배민이 정규직 라이더 고용 실험이 실패하면서, 다른 배달 플랫폼들도 정규직 라이더를 고용할 여지가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업계 2위인 쿠팡이츠는 현재 월급제의 정규직 라이더는 고용하지 않고 있다.

딜리버리N의 청산이 향후 배민의 라이더 고용 시스템이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배민은 자체 개발한 '배민커넥트'를 주 시스템으로 운영하지만, 올해 딜리버리히어로(DH)의 '로드러너'도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면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인다. 로드러너는 라이더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배달 업무를 할 수 있는 배민커넥트와 달리 원하는 운행 시간을 사전에 예약하고, 해당 시간에만 배달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기존보다 라이더 업무의 자율성이 제약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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