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시작일로부터 3개월까지 감액 가능
운송·청소·경비 등 단순노무 업무는 불가능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구직 생활을 한 A씨는 지난달 중견 가전회사에 영업직으로 취직에 성공했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 첫 출근일에 A씨는 근로계약서를 받아들고 고개를 갸웃했다. 근로계약서에는 3개월 수습 기간에는 최저임금의 90%가 지급된다고 적혀있었다. 수습 기간 평가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임금까지 차이가 있는 줄은 모르고 있었던 탓에 A씨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도 궁금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A씨가 받아든 근로계약서의 조항은 근로 계약 기간에 따라 법 위반 여부가 달라진다. 만약 근로 계약서상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하지만 1년 이상이면 예외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1년 이상 기간을 정해 근로 계약을 체결하고, 수습 중인 근로자는 수습 기간 3개월까지 최저임금의 90%까지만 지급해도 법 위반이 아니다.

이때 단순노무를 하는 근로자 경우에는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이어도 감액할 수 없다. ‘단순노무 업무 종사자’는 한국표준직업분류상 대분류 9에 해당하는 자로 건설, 운송(택배원 등), 청소(환경미화원 등), 판매(주방보조원, 주유원 등) 등이 속한다.
A씨가 1년 계약으로 체결하면서 수습 기간은 5개월일 경우라면 어떨까. 이때 회사는 최초 3개월의 수습 기간에는 최저임금액의 90%를 지급할 수 있으나 그 이후부터는 최저임금액 이상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아예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과 가사사용인은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선원법 적용을 받는 선원도 마찬가지다. 정신·신체 장애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장애인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 노동 생산성이 차이가 날 수 있단 이유에서 만들어진 규정이다.
회사에서 최저임금액 이상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받은 임금을 시간급으로 환산해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된다. 이때 비교 대상 임금이 월급인 경우에는 일급 금액을 1일의 소정근로시간 수(8시간)로 나눈 금액을 최저 시급과 비교하면 된다. 비교 대상 임금에는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에 더해 상여금, 식비, 교통비 등 복리후생을 위한 성질의 임금이 포함된다.
다만 연장·야간·휴일 가산수당,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주휴일을 제외한 법정·약정 휴일에 대한 임금은 비교 대상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2023년 10월 대법원은 근로자가 받은 급여와 최저임금과의 차액을 계산할 때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최저임금과 비교·산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