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환경센터 운영 코오롱글로벌, 노조 피하려 공동 도급?

[비즈한국] 경기도 용인시 폐기물처리시설인 용인환경센터를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졌다. 최근 운영 주관사인 삼중나비스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해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용인환경센터는 2000년부터 코오롱글로벌이 운영하다가 지난해 노동조합이 생긴 이후 삼중나비스와 공동 운영하고 있다. 이에 용인환경센터 노동조합은 코오롱글로벌이 단체교섭을 회피하기 위해 삼중나비스를 방패로 삼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코오롱글로벌, 단체교섭 회피 노렸나

삼중나비스는 과거 삼성중공업 직원들이 2001년 설립한 폐기물 소각시설 관리 회사다. 지난 22년간 구리시 자원회수시설을 운영해왔으나 2022년 12월 계약이 만료된 뒤 재입찰에도 실패했다. 노무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 삼중나비스는 계약 종료 후에도 구리 자원회수시설을 계속 운영하다 법적 분쟁 끝에 올해 9월 철수했다. 존폐의 기로에 놓였던 삼중나비스는 코오롱글로벌과 함께 2024년도 용인환경센터 운영을 공동으로 맡게 되면서 기사회생했다.

그런데 이 공동 도급이 실은 노조와의 교섭을 회피하기 위한 코오롱글로벌의 꼼수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환경노동조합 용인지부(용인환경센터 노조) 관계자는 “용인환경센터는 오랜 기간 코오롱글로벌이 운영해왔다. 그러다 2023년 2월 노동조합이 생겼고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런데 10월경부터 교섭을 지지부진하게 끌었고, 결론을 내지 않은 채 갑자기 삼중나비스와 공동 도급으로 입찰한 이후 교섭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동 도급사는 참여 비율을 맞춰 직원을 고용하는데, 소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삼중나비스 소속으로 고용 승계했다. 기존 코오롱글로벌 소속이던 직원들이 모두 삼중나비스 소속으로 바뀌었다. 노동조합이 삼중나비스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니 삼중나비스는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했다. 실제 운영은 코오롱글로벌이 하면서 직원 소속을 삼중나비스로 바꿔 노조 활동을 저해하려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오롱글로벌은 삼중나비스와 참여 비율(수익금 배분)을 4(코오롱글로벌) 대 6(삼중나비스)으로 나눴는데, 인원 배분은 코오롱글로벌 1명, 삼중나비스 62명이다. 소장 1명을 제외한 62명 전원이 삼중나비스 소속이다.

코오롱글로벌은 2000년(당시 코오롱건설)부터 지금까지 용인환경센터를 운영해왔다. 용인시는 2020년까지 3년마다 코오롱글로벌과 재계약했고, 2021년부터는 공개 입찰로 운영사를 선정했다. 입찰 방식은 달라졌지만, 2021년과 2024년 모두 코오롱글로벌이 위탁사로 선정됐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용인시 입찰 공고에 맞춰 단독으로 하기도, 공동으로 하기도 했다. 우리는 시공 전문사이기 때문에 운영 전문사를 따로 둔다. 단독으로 운영할 때도 운영 전문사와 파트너십 형태로 운영해왔다. 용인환경센터 같은 경우 수익 배분은 참여 비율에 맞춰서 하고 있으며, 운영을 삼중나비스에서 하고 있다. 따라서 노하우를 전수해줄 한 사람(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삼중나비스에서 고용 승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정 권한 없다는 삼중나비스

결국 노동조합은 삼중나비스를 상대로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접수했다. 8월 1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경기지노위)는 사측인 삼중나비스가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판정했다. 판정서에서 노동조합은 2024년 1월 1일부터 용인환경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삼중나비스가 교섭 요구에 불응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노동조합은 “삼중나비스는 위탁 운영하고 있는 구리시 자원회수시설과 용인환경센터의 분리 교섭만을 주장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중나비스는 “현재 교섭 중으로 교섭 요구를 회피하거나 거부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경기지노위는 “주식회사 삼중나비스가 전국환경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에 불성실한 교섭 태도로 응하는 것은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함을 인정한다”며 구제 명령을 내렸다. 삼중나비스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삼중나비스는 왜 교섭을 거부했을까. 삼중나비스 관계자는 비즈한국에 “회사에서는 구리 자원회수시설 운영을 곧 종료하니 그런 취지로 교섭을 분리하자고 이야기한 것이다. 노동조합에서 이를 오해해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대화하지 않는다고 제소한 거다. 회사는 억울하다. 그래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중나비스와 구리시 자원회수시설 계약은 종료되었고, 구리시 자원회수시설 직원들은 새로운 위탁 업체로 고용이 승계됐다. 그럼에도 삼중나비스가 교섭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또 다른 의문이 생긴다.

당시 상황은 지난 6월 17일 구리 자원회수시설을 방문한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 측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의원실 관계자는 “삼중나비스, 노동조합, 의원실 3자 면담 자리에서 용인환경센터 노조와 교섭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삼중나비스는 투자자가 있다며 본인들은 결정권이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용혜인 의원실이 제공한 당시 대화 기록에 따르면 삼중나비스 관계자는 “2022년도 하반기 입찰을 진행할 때 회사의 존폐 자체가 위험한 상태였는데, 그 당시 투자자가 나타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서 삼중나비스를 이용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 그 부분에서는 1원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부터 주장했다”며 “현실이 이러니 용인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중나비스에 회사 운영 결정권이 없는지를 묻자 이 관계자는 “투자자가 있다”고만 답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최근 삼중나비스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은 사실은 알고 있다. 다만 민간위탁 사업장에 시가 직접 관여하기는 어려워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만나고 소통하고 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개선하고 있다. 운영비는 참여 비율에 따라 나누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부분은 정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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